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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채로 불에 타 죽은 그의 아내제3화

이 화는 약 1605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손목이 부러질 듯 아팠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난 어머니한테 채원 씨 얘기 꺼낸 적 없어!”

“끝까지 발뺌이야? 당장 따라와! 채원이랑 아기한테 무슨 일 생기면 나 너 절대 용서 안 해!”

그는 신발도 신지 못한 나를 소파에서 끌어내렸다.

“이거 놓아, 권도준! 아프다고!”

비틀거리며 끌려 나간 곳은 의외로 가까웠다.

그는 나를 바로 옆집으로 데려갔다.

문이 열리자 바닥에 무릎을 꿇고 오열하는 채원이 보였다.

시어머니는 소파에 앉아 서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말해봐라. 얼마를 주면 도준이 곁에서 떨어질 거니?”

“어머님, 저 도준 씨 정말 사랑해요. 제발 헤어지게 하지 마세요. 제 집안이 보잘것없는 건 알지만, 그건 제가 선택한 게 아니잖아요!”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어머니가 코웃음을 쳤다. “상간녀 주제에 사랑을 논해? 내 아들놈이 하진이랑 결혼시켜 달라고 빌 때도 똑같이 말했단다. 겨우 5년 만에 바람이 나서 너랑 붙어먹는데, 그게 무슨 대단한 사랑이라고!”

“네? 그게 무슨…”

채원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상간녀라니요? 도준 씨 결혼했어요?”

“엄마!”

도준이 달려가 채원을 일으켜 세웠다.

“왜 채원이한테 이런 얘길 하세요! 임신해서 자극받으면 안 된다고요! 서하진, 네가 엄마 부추긴 거지?”

나는 황당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나랑 무슨 상관이야?”

“너 아니면 엄마가 어떻게 알아! 채원이가 네 자리 뺏을까 봐 겁나서 엄마 이용해 협박하는 거잖아. 너 정말 독하다!”

“바람피운 건 당신이잖아. 당신이 안 그랬으면 어머니가 아셨겠어?” 내가 비소 섞인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채원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채원아! 채원아, 정신 차려!”

사색이 된 도준은 그녀를 안아 들고 병원으로 질주했다.

멀어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어머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첩 자식 따위가 뭐가 저리 대단하다고. 내가 널 좋아하진 않지만, 온채원 같은 애보다는 네가 권가 며느리에 어울린다 생각했다. 어떻게든 붙여줘 보려 했는데, 관둬야겠구나.”

“감사해요. 하지만 저도 이제 이 결혼 유지할 마음 없어요.”

나는 시어머니가 그토록 아끼던, 권씨 가문의 며느리임을 증명하는 옥팔찌를 벗어 탁자에 놓았다. 한때는 내게 주기도 아까워하셨던 물건이다.

어머니는 결연한 내 태도를 보더니 짧게 답했다. “일주일 뒤에 이혼 서류 받게 해주마.”

어머니가 떠난 후, 나는 그 집을 둘러보았다.

거실 중앙에는 도준과 채원이 유원지에서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나에게는 보여준 지 오래된, 아이처럼 해맑은 웃음이었다.

2층 침실로 올라갔다. 침대 위에는 노출이 심한 야한 잠옷이 널브러져 있었다. 내가 평생 입어보지 못한 스타일이었다.

협탁 서랍에는 쓰다 남은 콘돔 상자가 있었다. 딱 하나 남아 있었다.

이 침대 위에서 두 사람이 탐닉했을 시간을 상상하자 역겨움이 치밀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도준의 경호원들이 들이닥쳤다.

“사모님,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어딜 가자는 건데!”

거친 손길에 공포가 밀려왔다.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었다.

병원 로비에 도착하자 벤치에 넋이 나간 채 앉아 있는 도준이 보였다.

내가 다가가자 그는 초점 없는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왔어?”

그의 목소리는 소름 끼칠 정도로 평온했다. “채원이, 아이 지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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