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의 희망고문제2화
이 화는 약 2017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김도현은 화장실 청소를 떠맡았다가 우연히 사장님의 눈에 띄어 주식 0.01%를 받게 될 거라는 말을 듣자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기뻐했다.
그는 스무 살을 갓 넘긴 시골 출신의 청년으로 고향에서는 늘 친척들에게 무시당하며 살아왔지만 이번 기회를 붙잡으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까짓 고생쯤이야, 뭐. 내가 고생은 제일 잘하잖아. 식당 일이 공장에서 뼈 빠지게 일하는 것보단 훨씬 낫지!’
이 식당은 도심 번화가의 대형 쇼핑몰 안에 자리 잡고 있었고 직원은 스무 명이 넘었다. 월 매출이 20억 원을 넘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도현은 몰래 계산해 봤다.
‘1년만 열심히 하면 연말에 배당금으로 몇천만 원은 받을 수 있을 거야.’
이때 그에게 청소를 떠넘겼던 직원은 비웃듯 말했다.
“야, 너 진짜 운 좋다. 이걸로 주식까지 받다니.”
하지만 김도현은 그 말뜻을 알아채지 못한 채,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사장님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나를 불러 허황한 약속을 늘어놓았다.
“넌 주방장이니까 특별히 주식 보상을 두 배로 받을 수 있어. 그러니까 열심히 하고 직원들도 잘 관리해 봐.”
나는 이번엔 사장님의 기대에 맞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장님! 직원들과 같이 우리 식당을 더 잘되게 만들겠습니다!”
사장님은 내 말을 듣고 살짝 비웃는 듯했지만 나는 상관하지 않았다.
“그런데요, 사장님. 방금 김도현 씨가 주식 0.01%를 받았으니, 이를 기록할 화이트보드를 마련해서 주방에 걸어두면 어떨까요? 다른 직원들에게도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 같습니다.”
사장님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비용을 아껴야지. 그 돈을 아끼면 그 공로는 네 이름으로 기록해 줄게.”
나는 알겠다는 제스처로 손가락을 들었다. 사장님은 내가 포기할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내 돈으로 화이트보드를 사서 다음 날 바로 주방에 걸었다.
다음 날 사장님이 가게를 점검하러 왔을 때, 화이트보드에는 이미 다섯 명의 보상 기록이 적혀 있었다. 그중 김도현의 이름이 가장 위에 있었고 그는 벌써 주식 0.05%를 받은 상태였다. 그러자 사장님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나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김도현 씨가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어제만 해도 네 시간이나 초과근무 하며 주방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했거든요. 그뿐만 아니라 식재료 운송도 도왔고 손님이 몰릴 땐 서빙도 맡아서 처리했어요.”
사장님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하루 만에 김도현이 주식 0.05%를 받았다면, 1년 후에는 15%까지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로라면 가게 주식이 순식간에 직원들에게 나뉘게 되는 셈이었다.
하지만 직원들의 의욕이 막 올라온 상태였기에 사장님도 마음대로 말을 바꿀 수는 없었고 결국 사장님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음, 하루 한 번 그렇게 일했다고 되는 게 아니야. 한 달 내내 그렇게 해야 인정받는 거지. 그리고 네가 다른 사람의 일을 대신하면 내가 그 사람에게 주는 월급은 그냥 날리는 돈이 되잖아? 그건 손해니까 연말에 따로 계산해서 그만큼 빼야 해.”
김도현은 그 말을 듣고 기분이 상했다. 열심히 일했는데도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감점될 거라는 생각에 억울함이 치밀었고 참을성이 없는 그는 곧바로 말했다.
“사장님, 제가 재료 운송 일도 할 수 있고 서빙도 제가 맡을 수 있으니 그 부분 직원 월급은 절약할 수 있죠. 밤에 야근하면서 채소 손질도 미리 다 해두겠습니다.”
나는 김도현의 말을 거들었다.
“사장님, 김도현 씨가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이미 한 일을 두고 이번엔 그냥 넘어가는 게 어떨까요? 대신 앞으로는 말씀하신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변 직원들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사장님을 바라보자, 그녀도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번엔 그냥 넘어가죠. 하지만 앞으로는 내가 말한 대로 해야 해요. 다들 열심히 해서 함께 잘살아보자고요!”
직원들은 환호하며 사장님에게 박수를 보냈고 사장님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었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차갑게 비웃었다.
‘실컷 웃어. 연말에 네가 주식이 다 나눠진 걸 알게 되면 그때 가서 이 약속을 얼마나 후회하게 될지 두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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