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한 사랑의 교훈제2화
이 화는 약 1602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고현우는 두 팔을 감싸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가고 싶으면 가. 가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없어.”
나는 깊게 숨을 쉬고,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고현우, 8년이야. 나도 지쳤어, 이제 놓아줄게.”
나는 열쇠를 그에게 던져주고,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고현우는 내 뒤에서 큰소리로 외쳤다.
“이서연, 가고 나면 후회하지 마!”
농담이 아니다. 나는 후회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유일한 흠이 있다면 그와 8년을 엮였던 것이다. 그 8년 동안 정말 지쳤다.
이제 떠나니 마음도 편하다.
밖에 나가서 나는 호텔을 하나 잡았다. 시간이 나면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내 손에 쥐고 있는 일들을 정리하고, 회사에도 적당히 퇴사를 통보했다.
내가 퇴사한다고 하자 인사팀 담당자는 놀라서 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서연 언니, 왜 갑자기 퇴사하려는 거예요? 잘하고 있었는데...”
“연미영 때문에 그런 건가요? 그 여자는 진짜 너무해요. 대표님과 관계가 좋다는 이유로 우리를 괴롭히고, 괜찮다는 프로젝트는 다 걔 손에 쥐고 있어요!”
“서연 언니, 언니가 나가면 회사는 어떻게 하나요?”
인사팀까지도 연미영이 남다른 존재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회사 사람들은 불평해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결국 연미영의 말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고현우가 자초한 일로 내 커리어가 망가지는 건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말했다.
“이건 고현우가 선택한 거야. 너는 그냥 절차대로 처리하면 돼.”
인사팀 담당자는 순간적으로 이해가 됐다. 내가 고현우와 완전히 선을 긋겠다는 결심을 한 걸 깨달은 것이다.
그녀는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이 회사에서 고현우가 주도권자라면 나는 그 바로 옆에서 전략을 짜는 역할이었다. 많은 계약들은 내가 계획하고 협상한 것들이다.
내 전문성과 시장에 대한 감각은 고현우보다 훨씬 뛰어났다.
우리는 각자 역할을 다하며 많은 주문을 따냈다.
고현우는 언제나 나를 그의 현명한 내조라고 불렀다.
내가 있었기에 회사는 이 정도로 성장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는 그 모든 것이 자기의 노력 덕분이라고 착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 힘으로 이 자리에 왔어. 이서연, 네가 오래 있었다고 해서 네가 공로자라고 생각하지 마, 네가 없었어도 회사는 돌아가.”
최근에 우리가 싸웠을 때 고현우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깨달았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면 그냥 떠나서 이 기회를 그에게 넘기려고 했다.
다음 날, 나는 평소처럼 회사에 갔다. 퇴사를 하려면 정리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내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고현우와 연미영이 함께 있었다. 고현우는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좋아, 이제 절차가 진행되었으니까 손에 쥔 것들 다 넘겨.”
연미영은 꽃처럼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서연 언니, 이 책상 이제 내 거예요. 짐 정리하고 빨리 나가 주세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바로 정리할게.”
“하지만 인수인계 먼저 해.”
나는 인수인계표를 회사용, 인수자용, 그리고 내 보관용으로 세 부를 출력하고 연미영에게 건넸다. 연미영은 잠깐 보더니 웃었다.
“그리고 고객 자료도 있잖아요!”
“그건 다 컴퓨터에 저장돼 있어. 고객 목록은 이미 회사에 돌렸어.”
내 말에 고현우는 잠시 멈칫했다. 그의 눈빛엔 불가능한 걸 본 듯한 표정이 스쳤다.
“이서연, 너 정말로 퇴사할 거야? 그동안 쌓아놓은 걸 다 버리고?”
세로쓰기 표시 중: 본문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스크롤합니다(← → 키로도 이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