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시 불행한 사랑의 교훈 · 제1화설정≡

불행한 사랑의 교훈제1화

이 화는 약 2015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고객이 내 얼굴에 물을 퍼붓고, 그의 욕설에 내 몸이 떨릴 때 고현우는 비서와 함께 나를 무심히 바라보며 말했다.

“이서연, 이런 작은 일도 처리 못해? 네 밥벌이 제대로 해!”

나는 얼굴에 묻은 물을 닦고, 술잔을 들어 한 번에 들이켰다. 그리고 다시 술을 따라 그의 얼굴에 퍼부었다.

이 일은 하고 싶은 사람이 하라고 해, 나는 그만둘 거야!

* * *

위장 속에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병원에서 나와 집에 도착했을 때 고현우가 내 팔목을 꽉 잡았다.

“너 많이 컸다. 이 대표님이 나한테 뭐라고 했는지 알아?”

“내가 널 너무 버릇 들였다고 하셨어. 이서연, 이 계약은 네가 망쳤어. 이 대표님한테 가서 사과해!”

나는 고현우의 손을 툭 치며 차분하게 말했다.

“안 가. 사람을 존중할 줄 모르는 쓰레기 같은 고객, 나한테 필요 없어.”

“회사가 그런 고객과 계속 일을 하겠다고 하면 나는 그만둘 거야.”

내 말에 고현우는 조금 당황한 듯 보였다. 나를 바라보며 내가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던 것 같았다.

나는 바로 테이블로 가서 가방을 열어 의사 선생님에게 받은 약을 꺼내 삼켰다.

고현우는 내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계속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무언가를 보고 있었는지 그의 입꼬리는 살짝 올라갔다.

“회사에 볼 일이 좀 있어서 나가볼게.”

“응, 알았어.”

내 차분함에 고현우는 당황한 듯했지만 결국 돌아서며 말했다.

“이 대표님 일은 기회가 되면 한번 설명해.”

고현우가 나가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노트북을 열어 메일을 확인하며 답장을 썼다.

“양 교수님, 말씀하셨던 그 상장 회사, 저 그쪽으로 이직하려고요!”

반년 전, 양 교수님이 나에게 연락을 해왔었다. 나에게 이직을 권유하며 고현우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서연아, 네 학업을 이렇게 잃어버리면 안 돼. 고현우 회사는 위험이 너무 커, 빨리 빠져나오는 게 맞아.”

양 교수님의 진심을 알지만 그때 나는 고현우를 너무 사랑해서 미쳤었다.

대학 시절 내내 엮였고, 졸업 후에도 4년을 함께했다. 우리는 서로 완전히 얽혀 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현우는 외박을 자주 했었고, 그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겼다. 그 애인은 고현우 비서인 연미영이었다.

나는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지금까지도 고현우는 나를 부려먹으려고 한다. 내 위장이 안 좋다는 걸 알면서 술을 강요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고현우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

나는 사직서를 작성해 상사와 인사팀에 바로 보냈다.

그때 내 핸드폰이 울리더니 연미영의 SNS에 글이 올려졌다. 연미영은 고현우의 뒷모습 사진을 찍어 올리며 글을 남겼다.

[맛있는 거 먹고 싶다고 말했더니 직접 요리해주는 그대.]

우리가 처음 사귀기로 했던 그날, 나는 고현우를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 고현우는 나에게 집안일도, 부엌일도 잘한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고현우가 내가 아픈 날에도 배달음식만 시켰던 걸 생각하면 그가 요리를 할 줄 몰랐던 게 아니라 나에게 해주기 싫었던 거였다.

나는 웃으며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을 달았다.

“찐사랑이네요!”

고현우는 금방 전화를 걸어 나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이서연, 너 뭐하는 거야? 연미영과 나는 그냥 동료고 친구일 뿐이야. 근데 왜 그런 식으로 얘기해?”

“당장 와서 사과하고, 탕수육도 한 접시 만들어 가져와!”

‘내가 잘못 들었나?’

‘나보고 요리를 하라고?’

나는 그냥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고현우, 잘 들어. 나 이제 그만 할래!”

나는 고현우보다 먼저 전화를 끊어버렸다.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다.

8년의 감정, 고현우가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니 나도 이제 더 이상 끌려다닐 필요는 없었다.

그날 내가 짐을 챙기며 출발하려 할 때 고현우가 집으로 돌아왔다.

나를 보고 그는 얼굴이 빨개졌다.

“이서연, 이제 그만해!”

나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마침 잘 왔네. 열쇠는 네가 가져가. 우리 끝났어.”

그는 갑자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밀당? 이번엔 얼마나 오래 걸릴 건데?”

“3일? 5일? 이서연, 똑같은 방식으로 오래 하다 보면 식상해져. 새로운 걸로 좀 해봐!”

고현우는 내가 화가 나서 화풀이로 이별을 말하는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예전에 내가 그런 바보 같은 행동을 한 적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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