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집, 부서진 마음제1화
이 화는 약 1525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날 밤, 별장에 불이 났다.
나는 눈물 가득한 눈으로 진한 연기 속을 헤치며, 화상을 입을 위험을 무릅쓰고 아들의 방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그때, 창밖에서 그의 흥분에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유 누나 불 끄는 모습이 너무 멋져요!”
“이번 소방 훈련 대회에서는 1등 할 수 있을 거예요!!”
골치 덩어리 아들을 혼내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려던 찰나 무너진 벽이 나를 덮쳤다.
의식이 흐려지는 순간, 평소 엄격한 남편이 소녀의 용감하고 두려움 없는 모습을 칭찬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 예상이 맞다면 이 불은 남편과 아들이 그녀를 기쁘게 하려고 일부러 놓은 불일 것이다.
나는 가까이 보이는 문을 절망적으로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한 통의 문자를 보낸 후 숨을 거두었다.
* * *
나는 이마를 찡그리며 벽에 반쯤 묻힌 시체를 바라보았다.
불에 타서 피부와 살이 사라진 오른손은 문을 향해 힘없이 뻗어 있었고, 왼손은 배를 감싸고 있었다.
이상한 장면에 나는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영혼이 벽을 통과하면서 나는 비로소 내가 죽었음을 깨달았다.
그 불에 타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여자의 시체는 바로 나였다.
30분 전, 나는 임신 진단서를 들고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집 앞에 다가가기도 전에 저택이 어둠 속에서 불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순간 내 방에서 자고 있을 아들이 생각났다.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지고 있던 물티슈를 적시며 집 안으로 달려갔다.
거실에 들어서자 뜨겁고 화끈한 느낌이 순식간에 퍼졌다.
피부가 붉어지고 부풀어 오르며 고통은 점점 더 심해졌다.
매번 숨을 들이쉴 때마다 타는 석탄을 삼키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목이 불꽃에 태워진 듯 아파서 목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눈에는 눈물이 멈추지 않고 쏟아져 나왔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2층에 갇혀 있을 아들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계단을 올랐다.
간신히 침실 문 앞에 도달했을 때 문 손잡이는 이미 불에 타서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문 손잡이를 잡았다.
손끝이 닿자마자 피부가 금세 붉어지고 부풀어 오르며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침실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아이들이 없다는 사실에 잠시 안도할 틈도 없이 창밖에서 그의 신나고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유 누나 불 끄는 모습이 너무 멋져요!”
“이번 소방 훈련 대회에서는 1등 할 수 있을 거예요!”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의 순수한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어지러움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 후로 밀려온 감정은 그 아이가 목숨을 장난처럼 여기는 것에 대한 분노였다.
골치 덩어리 아들을 혼내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려던 찰나 무너진 벽이 나를 덮쳤다.
등에서 시작된 날카로운 통증이 배로 퍼져갔다. 나는 본능적으로 배를 움켜쥐었다.
하지만 손바닥에 느껴진 축축한 감촉은 아직 형태를 갖추지 못한 이 작은 생명이 떠나는 흔적이었다.
머리가 점점 더 아파지고, 창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졌다.
평소 웃음을 보이지 않던 남편이 소녀의 용감함을 칭찬하고 있었다.
“지유야, 이번에는 동작이 아주 깔끔해. 다음 소방 훈련 대회에서 기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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