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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의 끝, 배신한 대가제2화

이 화는 약 2224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유치원 가족의 날 행사가 시작되었다.

학부모와 아이들은 미리 세팅한 책상 앞에 앉았다. 딸은 맨 앞줄에 있는 송지헌을 바라보며 풀이 죽은 채 물었다.

“엄마, 아빠는 왜 따로 앉아요?”

나는 딸의 포동포동한 뺨을 살짝 꼬집었다. 이런 추잡한 일에 끼어들기에 아이는 너무 어렸다.

“엄마는 원더우먼이니까 아빠가 다른 친구를 도와주러 가야지 공평하지 않겠어?”

이때, 유치원 선생님이 첫 번째 게임이 블록 쌓기라고 말했고 활짝 웃으며 한마디 보탰다.

“1등은 우승 상품도 있는데 바로 우주선 레고이죠.”

딸은 신이 나서 방방 뛰며 우주선을 가리켰다.

“엄마, 아리도 갖고 싶어요.”

“알았어. 그럼 파아팅해보자고.”

모래시계의 모래가 다 떨어지기 직전 서아리는 손을 번쩍 들고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선생님, 저희 끝났어요!”

선생님이 다가와 고개를 끄덕이며 결과를 발표하려는 순간 맨 앞줄에서 남자아이가 재빠르게 뛰어왔다.

다름 아닌 송준우였다.

녀석은 우리가 쌓은 블록을 무너뜨리더니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이제 내가 1등이야.”

딸은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바라보며 눈물이 금세 차올랐고 홧김에 커다란 블록 하나를 집어 들고 녀석을 향해 던졌다.

송지헌이 버럭 외쳤다.

“서아리! 남한테 물건 던지면 어떡해? 얼른 준우 오빠한테 사과해.”

서아리는 고집스럽게 받아쳤다.

“싫어요. 준우가 내 블록을 먼저 망가뜨렸거든요? 진짜 나빴어요!”

나는 딸아이의 뒤에 서서 단호하게 말했다.

“송지헌, 누가 먼저 잘못했는지 뻔할 텐데? 준우가 아리한테 사과해야 맞지.”

뒤따라온 안소정이 송지헌의 팔을 잡아당겼다.

“오빠, 됐어. 그냥 넘어가. 한 번만 눈 감아 줘.”

유치원 선생님이 상황을 수습하려고 나서는 순간 서아리가 억울한 마음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빠, 왜 아리의 편을 들어주기는커녕 되레 화를 내는 거죠?”

생각지도 못한 호칭에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고 나랑 송지헌 그리고 안소정을 번갈아 쳐다보기 바빴다.

송지헌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고, 안소정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했다.

송준우가 허리에 손을 대고 서아리의 앞에 멈춰서더니 으르렁거리며 경고했다.

“아빠는 무슨! 헛소리하지 마. 우리 아빠 거든?”

겁을 먹은 딸은 딸꾹질까지 하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울먹였다. 앳된 목소리는 어느새 갈라져 있었다.

“아빠, 뭐라도 얘기해 봐요.”

나는 가슴이 아픈 나머지 송지헌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끝까지 입 다물고 우리가 오해받는 꼴을 마냥 지켜보기만 할 거야?”

송지헌은 눈을 부라리더니 송준우를 번쩍 안아 올렸다.

“뭐가? 오늘 난 송준우의 아빠로 행사에 참석했거든?”

말을 마치고 녀석의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그러자 다른 학부모들은 나랑 딸아이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수군거렸다.

“아무한테 아빠라고 하면 어떡해?”

“지금까지 아리네는 유치원 가족의 날 행사에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지 않아요? 이번에도 엄마밖에 안 온 것 같은데 설마 내연녀의 자식은 아니겠죠?”

“송지헌 씨가 그룹사 대표라는 소문이 있던데 엄청난 부자라고 했어요. 어쩌면 딸이 엄마가 꼬리치는 걸 목격하고 오해했을지도 모르죠.”

사람들이 험담을 퍼붓는 와중에도 송지헌은 저 멀리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송준우를 달래기 바빴고, 옆에 있는 안소정은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나를 힐긋 쳐다보았다.

나는 자지러지게 우는 딸을 끌어안고 등을 살며시 토닥여주었다.

비록 쓰레기 같은 연놈의 뺨을 후려치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이대로 딸아이가 상처받게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이때, 송지헌에게 잘 보이려고 아부하는 사람이 한마디 보탰다.

“녀석, 대표님을 쏙 빼닮았군. 딱 봐도 부자인 걸 알겠네, 뭐.”

나는 고개를 들어 송지헌을 바라보았다. 찰나의 찔림을 끝으로 그는 능청스럽게 받아쳤고, 안소정은 희색이 만면했다.

모자를 마주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당시만 해도 송지헌과 송준우의 이목구비가 비슷하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한편, 서아리는 울음을 멈출 기미가 안 보였다.

결국 선생님에게 부탁해서 휴게실로 향했고 우선 딸아이부터 달래주기로 했다.

휴게실에 도착하고 나서 겨우 진정이 된 딸은 서서히 잠이 들었다.

너무 울어서 빨갛게 부어오른 눈꺼풀을 내려다보자 나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이내 살금살금 밖으로 걸어 나와 복도 모퉁이로 가서 인사팀과 법무팀 팀장에게 연락했다.

“조 팀장, 유 팀장, 지금 당장 혼인 신고서와 이혼 합의서 초안, 그리고 송지헌의 해고 통지서를 챙겨서 하늘 유치원으로 와주세요. 최대한 빨리!”

그러고 나서 세부 사항에 대해 소통하고 있을 때 갑자기 딸아이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나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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