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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답인 줄 알았던 주식, 댓글은 빚더미라고 경고한다제3화

이 화는 약 2457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결국 사인하지 않았다.

“나 갑자기 좀 어지러워. 저혈당인가 봐.”

나는 펜을 내려놓고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잠깐 쉬었다가 사인할게.”

임연준이 바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괜찮아? 꿀물 타 줄까?”

“괜찮아, 너 먼저 일 봐. 나는 여기서 조금만 쉬고 있을게.”

임연준은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좀 쉬고 있어. 나는 옆 사무실에 처리할 일이 있어서 잠깐 갔다 올게.”

“5분이면 돼.”

임연준은 사무실을 나가면서 문을 닫았다.

발소리가 멀어지자, 나는 곧바로 책상 위에 놓인 임연준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은 잠겨 있었다.

나는 임연준의 생일을 입력했다.

틀렸다.

부모님의 기일을 입력해 봤다.

역시 틀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생일을 입력했다.

그러자 잠금이 풀렸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나는 손가락을 재빨리 움직여서 SNS를 열었다.

그리고 아까 봤던 형진 형과의 대화방을 찾았다.

가장 최근 메시지 전체 내용은 이랬다.

[누나 사인했어? 형님이 엄청 재촉해. 늦어도 오늘 안에는 끝내라고 했어.]

그 아래에 임연준의 답장이 있었다.

[거의 다 됐어. 누나가 서류 보고 있어. 곧 사인할 거야.]

나는 위로 스크롤했다.

[집 쪽은 내가 이미 준비해 놓았어. 누나가 사인하면 데리고 가서 한번 보여줘.]

[알았어. 내가 알아서 할게.]

내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멈췄다.

‘집...’

임연준이 마음속으로 말했던 바로 그 집이었다.

[사인하면 데리고 가서 한번 보여줘.]

‘이건 나를 안심시키기 위한 미끼였던 걸까? 아니면 정말로 나를 위해 준비한 집인 걸까?’

나는 계속해서 대화 내용을 위로 올렸다.

조금이라도 더 단서를 찾고 싶었다.

그때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SNS 화면을 닫았다.

휴대폰을 원래 있던 자리에 내려놓고 다시 관자놀이를 누르는 자세를 취했다.

임연준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손에는 컵 하나가 들려 있었다.

“이거 마셔. 프런트에 부탁해서 바로 타달라고 했어.”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컵을 받아서 한 모금 마셨다.

하지만 머릿속은 이미 엉망진창이었다.

‘방금 본 대화는 대체 무슨 의미일까?’

“누나, 좀 괜찮아졌어?”

임연준이 맞은편에 앉으면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졌어.”

“그럼... 계속할까?”

임연준이 서류를 내 앞으로 밀었다.

나는 서류를 바라봤다가 다시 임연준을 바라봤다.

임연준의 표정은 태연했다. 눈빛은 온화했고, 입가에는 기대 섞인 미소가 걸려 있었다.

내 동생이었다.

내가 어린 시절부터 직접 키워온 아이였다.

처음으로 나를 ‘누나’라고 불렀던 때가 아직도 생생했다.

고작 8개월밖에 되지 않았던 그 작은 아이가...

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펜을 들었다.

“그래, 사인하자.”

그런데 막 펜이 서류에 닿는 순간, 내 휴대폰이 울렸다.

문자 한 통이었다.

발신자는 은행이었다.

[XX 은행. 고객님께 안내해 드립니다. 고객님 명의로 등록된 XX로 XX 번지 부동산이 사법상 압류 사전조회 대상에 등록되었습니다. 문의 사항은...]

순간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 같았다.

‘사법상 압류? 사전 조회? 내 집?’

나는 아직 사인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 집이 왜 압류 대상이 된 거지?’

그렇다면 누군가가 이미 내 개인정보를 이 회사와 연결해 뒀다는 뜻이었다.

아직 내가 계약서에 사인하기도 전에 이미 누군가 준비를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임연준을 바라봤다.

임연준은 고개를 숙이고 자기 휴대폰을 보고 있어서, 내 표정은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재빨리 문자 화면을 닫고, 억지로 침착함을 유지했다.

‘아니야, 이것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어.’

‘요즘 은행을 사칭하는 문자도 얼마나 많은데. 지난달에도 내가 10억 원에 당첨됐다는 문자를 받은 적이 있었어.’

그러니 문자 하나만 보고 임연준이 나를 해치려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길 수도 없었다.

“연준아.”

나는 최대한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방금 은행 문자를 받았는데, 내 집이 사법 압류 대상에 등록됐다는 거야. 무슨 일인지 알아?”

나는 임연준의 반응을 살폈다.

임연준이 고개를 들며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압류? 문자 좀 보여줘.”

나는 휴대폰을 건넸다.

임연준은 문자 내용을 2초쯤 확인하더니 씩 웃었다.

“누나, 이거 사기 문자야.”

“여기 발신 번호 봐. 은행 공식 번호도 아니잖아. 요즘 사기 문자 엄청 많이 오는데, 이런 건 그냥 무시하면 돼.”

나는 휴대폰을 돌려받아 발신 번호를 자세히 봤다.

확실히 은행 공식 번호가 아니었다.

그냥 평범한 휴대폰 번호였다.

나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사기 문자였어.’

“깜짝 놀랐네.”

나는 웃으면서 다시 펜을 들었다.

임연준도 웃었다.

“누나는 진짜 걱정이 많아. 자, 이제 사인하자. 사인하고 나면 내가 누나 데리고 가고 싶은 곳이 있어.”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펜촉을 다시 서명란으로 향했다.

그 순간, 나는 이상한 점 하나를 깨달았다.

임연준은 그 문자를 고작 2초 정도밖에 보지 않았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알 수 있었을까?’

‘어떻게 단 2초 만에 그게 은행의 공식 번호가 아니라는 걸 확신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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