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시 보답인 줄 알았던 주식, 댓글은 빚더미라고 경고한다 · 제1화설정≡

보답인 줄 알았던 주식, 댓글은 빚더미라고 경고한다제1화

이 화는 약 3249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동생이 갑자기 전화를 걸어서, 회사 지분 30%를 내 명의로 넘기겠다고 했다.

[누나, 그동안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줬잖아. 이제 회사도 자리를 잡았고 돈도 벌기 시작했으니까, 누나한테 내 지분 30%를 넘기려고 해.]

나는 뜻밖의 말에 얼떨떨한 마음으로 동생의 회사까지 달려갔다.

회사에 도착하자, 서류에는 이미 서명할 자리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그런데 펜을 집으려는 순간, 갑자기 눈앞에 글자가 떠올랐다.

[서명하지 마! 이건 지분 양도가 아니라 채무 연대 보증이야!]

[그 회사는 이미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사인하는 순간 넌 연대 보증 책임을 지게 되고, 62억 원의 빚을 전부 떠안게 돼!]

[네 집, 예금, 심지어 네 딸의 집까지 강제집행을 당하게 될 거야!]

나는 펜을 든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동생이 웃으면서 내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누나, 뭐 보고 있어? 사인하고 나면 나한테 맛있는 거 사줘야 해!”

동생의 손이 내 손에 닿는 순간, 머릿속에서 동생의 목소리가 울렸다.

[누나는 평생 너무 고생만 했어. 이혼하고 혼자 애까지 키우고 있으니까 진작 뭔가 해주고 싶었어.]

[다음 분기 배당금만 해도 적어도 2천만 원은 나올 거야. 그러면 누나도 대출금 갚는 데 좀 보탤 수 있겠지.]

[부모님도 일찍 돌아가셨고, 이제 우리 둘밖에 없잖아. 내가 누나한테 잘하지 않으면 누구한테 잘하겠어.]

나는 펜을 쥔 손끝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하는 걸까?

* * *

남동생 임연준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나는 마트에서 딸에게 먹일 요구르트를 고르고 있었다.

[누나, 그동안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줬잖아. 이제 회사도 자리를 잡았고 돈도 벌기 시작했으니까, 누나한테 내 지분 30%를 넘기려고 해.]

나는 마트의 냉장 진열대 앞에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뭐라고?”

[내 지분 30%를 누나한테 넘긴다고. 서류는 이미 변호사한테 다 준비해놨으니까 와서 사인만 하면 돼.]

목소리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마치 너무나 당연한 일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편안하고 진심이 담겨 있었다.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뭉클한 감정이 솟아올랐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뒤, 남은 건 나와 남동생 임연준뿐이었다.

우리는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다.

임연준이 회사를 차리고 힘들게 버티던 몇 년 동안, 나는 이혼 후 어렵게 모은 돈을 전부 동생에게 빌려줬고, 그 때문에 딸 해연이의 학원도 한 학기 쉬게 해야 했다.

그런데 이제 임연준이 회사를 일으켜 세웠고, 나한테 보답하려는 모양이었다.

‘역시, 내가 동생을 괜히 챙긴 게 아니었어.’

나는 요구르트를 내려놓고 곧장 택시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

회사에 도착하자, 임연준이 직접 입구까지 나와서 나를 맞았다.

웃으면서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 뒤 사무실로 데려갔다.

“앉아. 서류는 다 준비해 놓았어.”

책상 위에는 두툼한 지분 양도 계약서가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검은색 펜 한 자루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내가 펜을 들고 서명할 페이지를 펼치려는 순간, 눈앞에 갑자기 몇 줄의 새빨간 글자가 떠올랐다.

[서명하지 마! 이건 지분 양도가 아니라 채무 연대 보증이야!]

[그 회사는 이미 자산보다 부채가 많아. 사인하는 순간 넌 연대 보증 책임을 지게 되고, 62억의 빚을 전부 떠안게 돼!]

[네 집, 예금, 심지어 네 딸의 집까지 강제집행을 당하게 될 거야!]

내 손은 그대로 굳었다.

펜촉은 종이에서 불과 1센티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멈춰 있었다.

그런데도 눈앞의 붉은 글자들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네 동생은 사채까지 끌어다 썼어. 채권자들이 다음 주면 찾아올 거야. 그래서 대신 뒤집어쓸 사람이 필요한 거라고!]

[네가 서명하는 순간부터 네 동생은 모든 책임에서 빠져나갈 수 있게 돼!]

[정신 차려! 저 사람은 지금 너한테 보답하는 게 아니라 널 함정에 빠뜨리고 있는 거야!]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몇 번이고 깜빡였다.

하지만 글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핏빛처럼 붉은 문장들이 선명하게 눈앞에 떠서 한 줄씩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누나, 뭐 봐?”

임연준의 목소리가 나를 다시 현실로 끌어당겼다.

임연준은 웃으면서 내 손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사인하고 나면 나한테 맛있는 거 사줘야 해!”

그런데 임연준의 손이 내 손등에 닿는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는 평생 너무 고생만 했어. 이혼하고 혼자 애까지 키우고 있으니까 진작 뭔가 해주고 싶었어.]

[다음 분기 배당금만 해도 적어도 2천만 원은 나올 거야. 그러면 누나도 대출금 갚는 데 좀 보탤 수 있겠지.]

[부모님도 일찍 돌아가셨고, 이제 우리 둘밖에 없잖아. 내가 누나한테 잘하지 않으면 누구한테 잘하겠어.]

따뜻하고 진심 어린 목소리였다.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눈앞에서는 여전히 붉은 경고문이 쉴 새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한쪽에는 나를 걱정하는 동생의 진심, 다른 한쪽에는 나를 죽음으로 몰아넣을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있었다.

대체 누구를 믿어야 하는 걸까?

나는 펜을 내려놓고 웃으며 말했다.

“서류가 너무 두껍네. 조항부터 좀 읽어보고 사인할게.”

임연준의 표정은 자연스러웠다.

“그래. 천천히 봐. 급할 거 없어.”

임연준은 내게 차까지 한 잔 따라주더니 맞은편 소파에 앉아서 휴대폰을 만졌다.

정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넘겼다.

물론 실제로는 빽빽하게 적힌 법률 용어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의 생각뿐이었다.

‘저 경고가 정말 사실이라면...’

그런데 한 사람의 진심 어린 마음까지도 거짓일 수 있을까?

몇 장을 넘기던 중, 내 시선이 어느 한 문장에서 멈췄다.

[양수인은 본 계약 체결일로부터 회사의 기존 채무에 대하여 지분 비율에 따른 연대 변제 책임을 부담한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연대 변제 책임?’

회사가 정말 아무런 빚도 없다면 그저 형식적인 조항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빚이 있다면...

“연준아.”

내가 고개를 들었다.

“여기 연대 변제 책임이라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이야?”

임연준이 다가와서 한 번 보더니 웃으며 손을 저었다.

“그건 그냥 표준 조항이야. 지분 양도 계약서에는 다 들어가는 내용이야. 우리 회사는 빚도 없으니까, 그건 있어 봤자 아무 의미도 없어.”

말투에는 조금의 당황스러움도 없었다.

나는 임연준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불안한 기색이 있는지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임연준의 시선은 당당했고, 오히려 괜한 걱정을 한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쩌면... 저 경고는 정말 환각일지도 몰라.’

나는 다시 펜을 집어 들었다.

그러자 눈앞의 붉은 글자들이 갑자기 커지기 시작했다.

[사인하면 죽어!!]

나는 손이 떨려서 결국 펜을 다시 내려놓았다.

세로쓰기 표시 중: 본문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스크롤합니다(← → 키로도 이동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