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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핀 주제에 잘난 척하다제2화

이 화는 약 2074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진료실을 나섰다.

누군가 배 속에서 칼로 내 장기를 긁고 있는 것 같았다.

지난 생에서도, 나는 이때 급성 췌장염이 발병했고 바로 근무 중이던 경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경준은 바로 집으로 돌아와 나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그러나 그가 나를 데리러 온 사이, 그의 첫사랑인 배지안이 대신 환자를 데리러 갔다.

그러던 중 사고가 나, 그녀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경준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지안이가 죽기 전, 자신의 징계를 취소해 주기 위해 원장과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다음 날, 병원은 경준에 대한 징계를 취소했다.

지안은 죽기 직전까지 경준의 이름을 불렀다.

그날 경준은 스스로를 방 안에 가두고 담배를 두 갑이나 피웠다.

그리고 방에서 나온 후 평소처럼 웃으며 나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것도 매일 출퇴근을 함께하고, 저녁을 차려주면서.

나는 그가 마음을 놓았다고 생각했다.

결국 남편으로서 전 여자친구 때문에 이렇게까지 괴로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어머니 생일날, 경준은 나서서 요리를 하겠다고 했고, 모든 요리에 독을 넣었다.

경준은 나를 의자에 묶고, 수술칼을 들어 내 몸을 하나하나 찔러댔다.

내 피는 온 바닥에 흩어졌다.

나는 그에게 제발 내 가족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경준은 눈을 붉히며 말했다.

“네 가족들을 살려주면 지안이가 살아날 수 있어? 이영지, 넌 진작에 죽었어야 했어. 왜 그날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신 거야? 너 혹시 지안이가 탄 차가 사고 날 걸 알고 있었던 거야?”

나는 말하고 싶었다.

‘난 신이 아닌데, 어떻게 배지안이 사고 날 걸 알았겠어?’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신 이유는, 그날 경준을 고소한 환자 가족이 내 상사의 친구였기 때문이다.

경준이가 주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던 시기, 이 고소는 분명 그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나는 그가 걱정되었기에, 상사와의 관계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내가 환자 가족과 식사를 하며 소주를 세 병이나 마신 후에야, 그들은 내 앞에서 고소를 철회했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경준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지만, 그는 더 이상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경준은 칼을 내 입에 강제로 밀어 넣고 마구 찔렀다.

“다 네 입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야. 네가 술을 그렇게 많이 안 마셨다면, 지안이는 죽지 않았을 거야. 너네 부모님이 널 이 모양으로 키운 거니 네 가족 모두 지옥으로 가!”

나는 밀려오는 통증에 온몸이 떨리고, 눈물은 살갗을 뚫고 흐르는 것 같았다.

마침내 그는 지쳤는지 수술칼을 던졌다. 그리고 라이터를 켜고, 방 안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지안아, 지금 바로 너한테 갈게.”

경준의 눈빛을 보고서야 나는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다.

술을 마실 때, 나는 이미 알았다.

평소 온화한 경준이 왜 환자와 싸웠던 건지.

유지안이 먼저 환자에게 안 좋은 태도를 보였고 환자는 화가 나서 그려를 한 마디 욕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경준은, 이유를 제대로 묻지도 않고 그 환자를 때려버렸다.

갑자기 더 강한 통증이 나를 정신 차리게 만들었다.

나는 배가 아파서 일어설 수 없을 지경이었다.

시간이 빠듯했기에 나는 더 이상 여기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애써 걸음을 옮겨 문 앞까지 갔다.

다른 병원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려고 했지만, 밖에는 비가 더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창문을 거세게 내리쳤다. 천둥소리와 함께, 비는 마치 우박처럼 쏟아졌다.

이미 새벽이었고,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택시를 불렀지만 십여 분이 지나도록 택시 한 대도 잡히지 않았다.

결국 나는 힘을 내어 간신히 간호사실로 갔고, 간호사에게 다른 근무 중인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

간호사는 내 얼굴을 보더니 웃음을 즉시 거두었다. 그녀는 나를 쫓아내듯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없어요, 선생님들 모두 바쁘세요.”

“하지만 방금 저기 선생님 두 분이...”

내가 말하려는 순간,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간절하게 부탁했다.

“정말 너무 아파서 그래요. 응급실에 선생님이 안 계신다면, 다른 선생님들을 불러주실 순 없나요?”

“안 돼요.”

간호사는 혐오 섞인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연기 그만하세요. 강 선생님께서 이미 말해놓으셨으니까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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