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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핀 주제에 잘난 척하다제1화

이 화는 약 1868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급성 췌장염에 걸렸다.

병원에 도착했지만, 의사는 진료를 거부했다. 이유는 내 남편, 강경준이 응급실 의사였기 때문이다.

그는 누구도 내게 치료를 해주지 말라고 당부해 두었다.

지난 생에, 내가 전화를 한 번 걸기만 하면 경준은 곧바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첫사랑이 교통사고를 당해 즉사한 책임을 모두 나에게 돌렸다.

엄마의 생일날, 경준은 우리 가족에게 독약을 먹였다.

그리고 수술칼을 들고, 내 몸을 계속 찔렀다.

“아파? 하지만 지안이는 너보다 훨씬 더 아팠어. 네가 아니었다면 지안이가 나 대신 나갔을 리가 없잖아!”

“지안이는 너 때문에 죽은 거야. 그러니 네 가족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다시 눈을 뜨니, 나는 경준 때문에 술을 마시다 췌장염에 걸렸던 그날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경준은 주저 없이 유지안의 방향으로 달려갔다.

경준은 자신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결국 그는 무릎을 꿇고 나에게 돌아와달라고 사과하게 되었다.

* * *

나는 배가 심하게 아프다는 느낌에 눈을 떴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시간을 확인한 후, 나는 다시 태어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과음 후 급성 췌장염에 걸렸던 그 날로 되돌아온 것이다.

급성 췌장염은 엄청난 통증을 일으키기에,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위험한 병이다.

고통이 이제 시작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나는, 급히 차 키를 집어 들고 근처의 병원으로 향했다.

한밤중이라 응급실만 열려 있었다.

응급실에 도착하자, 의사는 내 이름을 보고는 얼굴을 찌푸리며 나를 불렀다.

“이영지 씨?”

그 의사는 다름 아닌, 내 남편의 대학 동기이자 동료인 유희준이었다.

나는 그와 인사할 겨를도 없이, 배를 움켜잡으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유 선생님, 오늘 술을 많이 마셔서 췌장염에 걸린 것 같아요. 입원 절차 진행해 줘요.”

이미 한 번 겪어본 일이어서, 나는 지금 당장 입원해 링거를 맞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희준은 내 민증을 툭 던지며, 차갑게 말했다.

“안 됩니다.”

나는 얼떨떨해졌다.

“무슨 뜻이에요?”

희준의 표정은 매우 차가웠다.

“경준이가 이미 말해줬어요. 당신은 아픈 게 아니라 연기하는 거라고요.”

희준은 나를 향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경준이랑 결혼했으면 믿어줘야죠. 이런 수단을 쓰는 건 너무 비겁하지 않나요?”

그는 내가 연기를 한다고 확신하며 말했다.

나는 급히 설명하려 했다.

“유 선생님, 전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짜로 췌장염에 걸린 겁니다. 못 믿겠으면 검사해 봐요.”

그러나 희준의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우리 병원을 뭘로 보시는 거예요? 시간 빼앗지 말고 어서 가세요. 다른 분들도 진료를 받으셔야 하거든요.”

희준의 말이 나에게는 칼날처럼 날카롭게 박혔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사이, 내 뒤에는 6명의 환자가 줄을 서 있었다.

그들은 희준의 말을 듣고는 나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아픈 척 연기하는 사람은 얼른 가시죠.”

“요즘 젊은이들은 시간이 남아도나 봐?”

나는 치료를 받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아차리고는 배를 감싸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문을 열자, 희준이 또 말을 했다.

“영지 씨, 경준이가 이틀 전 환자랑 싸웠던 일에 대해 알고 계시죠? 그 일 때문에 저희 주임님이 교체되었어요. 원래 그 자리는 경준이가 차지할 자리였어요.”

희준은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쏘아보며 경고했다.

“경준이를 위하신다면 여기서 더 이상 민폐 끼치지 마세요.”

나는 그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췌장염의 통증이 나를 짓누르며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췌장염은 치료가 늦어질수록 위험해지는 병이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문을 열고 병원 밖으로 나갔다.

희준은 온화한 성격을 가진 사람인데, 나를 볼 때마다 날카로운 말을 던진다.

그는 여전히 내가 경준과 배지안 사이에 끼어들어 그들의 관계를 망친 제3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희준은 내가 비겁한 수단으로 경준을 빼앗고,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고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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