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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사랑, 돌이킬 수 없는 후회제1화

이 화는 약 2298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내 부모님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자선가들이다. 그러나 나는 천 원 이상 쓸 때마다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 했고, 그걸 얻기까지는 늘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암 말기 판정을 받은 날, 나는 부모님에게 연락해 2만 원을 부탁했지만 부모님은 내 부탁을 듣더니 나를 3시간 넘게 혼내기 시작했다.

[어린년이 아프긴 뭐가 아파? 돈이 필요하면 좀 더 좋은 이유를 찾아봐.]

[2만 원이 가난한 시골 아이들에겐 얼마나 큰돈인 지 알기나 해? 어떻게 동생보다 더 철이 없는 건지.]

결국 나는 병든 몸을 이끌고, 한 시간 넘게 걸어서 나만의 지하실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때, 우연히 백화점의 대형 스크린에서 부모님이 동생을 위해 디즈니랜드를 전세 내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 순간, 내 마음속에서 참아왔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내가 2만 원을 요구한 이유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치료비가 고작 2만 원일 리가 없었다. 내가 그 돈을 원했던 이유는, 그저 새로운 옷 한 벌을 사고, 조금이라도 품위 있게 세상을 떠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 * *

암 말기 판정을 받은 날, 나는 적어도 깨끗한 차림으로 죽고 싶었기에 부모님께 2만 원을 부탁했지만, 부모님은 내 부탁을 듣더니 나를 3시간 넘게 혼내기 시작했다.

[2만 원이 가난한 시골 아이들에겐 얼마나 큰돈인지 알기나 해? 내가 어쩌다 너같이 철없는 딸을 낳은 건지.]

[어렸을 때부터 고생 한 번 안 해본 년이 무슨 수로 암에 걸려? 내 눈앞에 죽지 않는 한 내가 믿을 것 같아?]

나는 절망스러운 마음에 병원 앞에 주저앉았다. 주머니에는 집으로 가는 버스 요금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며칠 동안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내 부모님은 입양해 온 동생을 위해 디즈니랜드를 전세 내며 돈을 펑펑 썼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돈을 아끼는 버릇을 키워야 한다며 나를 외딴 창고로 쫓아냈다.

창고로 돌아온 후, 나는 내 유일한 인형을 품에 안았다. 그 집에는 다신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내가 잠에 들려할 때, 아빠가 전화를 걸어왔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자, 핸드폰 너머로 들려온 건 화가 잔뜩 난 아빠의 목소리였다.

[네 카드에 돈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이 년아, 또 돈 훔친 거야?]

[네 카드에 들어있는 돈은 이미 전부 네 동생한테 이체했으니, 그런 줄 알아! 적어도 네 동생은 너처럼 망나니가 아니거든!]

내 카드에 입금된 400만 원은 내가 지난달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이었다.

나는 주먹을 꽉 쥔 채 씁쓸한 마음을 참아냈다. 부모님이 나를 구해줄 거란 생각은 역시나 내 착각이었다.

설명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빠는 내가 훔친 돈이라고 확신했기에, 몇 마디 욕을 한 뒤 전화를 끊었다.

나는 몸이 너무 아파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뼛 속까지 전해지는 찌릿한 고통이 온몸에 퍼지며, 결국 침대 옆에 엎드려 토하기 시작했다.

계좌에 6천 원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몸을 일으켜 병원에 가서 진통제를 사려고 했다.

병원에 들어서자, 임서현이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녀의 이마에는 해열 패치가 붙어 있었고, 뒤에는 속상한 표정을 지은 부모님과 수십 명의 전문가들이 서있었다.

“언니, 왜 병원에 왔어? 요즘 학교에 나오지 않아서 걱정 많이 했어. 지금 남자친구랑 동거 중이라면서?”

임서현은 말하면서 내 배로 쳐다보았다.

나는 몸이 아팠기에 일반 사람들보다 더 추위를 탔기에 옷을 몇 겁 더 챙겨 입었다. 그래서 배가 좀 부풀어 보이기도 했다.

임서현은 곧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입을 막았다.

“언니, 혹시 정말 임신한 거야? 남자친구는 어떻게 언니 혼자 병원에 보내놓고 놔둘 수 있지?”

그 말을 듣자, 부모님은 곧바로 다가와 나를 혼냈다.

“그럼 낙태하려고 돈을 달라고 한 거였어? 이 썩을 년이 암이라는 핑계를 댈 때부터 이상하다 싶었는데! 역시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거네!”

부모님이 내 상황을 조금이라도 신경 썼더라면, 내가 학교를 그만두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남자친구는 더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아빠는 내 귀를 잡아당기며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나를 꾸짖으려 했다.

나는 어지러움을 느끼며 휘청거렸고 당장이라도 넘어질 뻔했다.

진단서를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들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진단서를 그대로 발로 밟아버렸다.

“어린년이 벌써 임신을 해? 그 더러운 것 당장 치워!”

“아니에요! 저 임신하지 않았어요! 정말이에요! 제발 믿어줘요!”

그들은 내 말을 듣지 않고, 임서현의 손을 잡고 떠나갔다.

나는 남은 6천 원으로 진통제를 샀고, 여러 알을 연달아 먹었다.

‘진통제를 이렇게 많이 먹었는데 왜 여전히 마음이 아픈 걸까?’

나는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을 나서며 회색빛 하늘을 보았다. 지금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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