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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가짜 딸이 나타났다제3화

이 화는 약 1871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는 드레스룸에서 20분 넘게 머물렀다. 밖으로 나올 때 그의 눈빛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내가 너무나 잘 아는 눈빛——탐욕이었다. ‘이 모든 게 원래 내 것이어야 했다’는 확신에 찬 탐욕.

저녁이 되어 수현이 돌아왔다.

그러자 한기태는 순식간에 얼굴을 바꾸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연약하고 가련한 모습으로. 그는 거실에 서서 고개를 떨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수현아, 미안하다. 내가 오면 안 되는 건데…… 너무 보고 싶어서…….”

말끝을 흐리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연기가 꽤 수준급이었다.

지우도 옆에서 거들며 울음을 터뜨렸다. 부녀가 부둥켜안고 대성통곡을 하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었다.

수현은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딱 한 마디만 던졌다.

“결과 내일 나와요. 그때 얘기하죠.”

한기태는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다, 차 회장. 난 다른 건 안 바란다. 그저 우리 지우가 제 뿌리를 찾는 것만 보면 돼. 난 이제 남부러울 게 없는 사람이야, 그저 이름 석 자만 되찾으면 족해.”

나는 실소할 뻔했다.

남부러울 게 없다고?

이 집 객실에 머물면서 내 페라리로 드라이브할 궁리를 하고, 내 파텍 필립을 만지작거리며 ‘탐난다’고 하던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지 않은가.

그가 원하는 건 명분이 아니라, 이 집의 모든 것이었다.

한기태가 들어온 지 이틀째 되던 날, 그는 더 이상 본색을 숨기지 않았다.

새벽 5시 반부터 일어나 식당에서 도우미들을 들볶았다.

“죽이 너무 묽잖아! 다시 끓여와!”

“계란 후라이는 반숙이어야지, 이건 너무 익었어!”

“우유가 너무 차갑네, 좀 데워오라고!”

그는 차수현의 상석에 앉아 다리를 꼬고 앉아 거만하게 굴었다.

내가 내려갔을 때도 그는 여전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지켜보았다.

“한 선생님, 어젯밤은 잘 주무셨나요?”

그는 나를 힐끗 보더니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나쁘지 않았어. 근데 침대가 너무 푹신하더라고. 난 좀 딱딱한 게 좋은데. 나중에 돌침대 같은 거로 좀 바꿔줘.”

“네, 박 실장님께 전달하죠.”

오전 내내 그의 ‘리모델링 프로젝트’는 계속되었다.

거실 소파 위치를 바꾸며 “소파는 벽을 등져야 기운이 산다”고 헛소리를 했고, 복도의 그림들을 다 떼어내며 “너무 어둡다, 화사한 화조도 같은 걸 걸어야 복이 들어온다”고 참견했다.

정원의 모란꽃밭을 보며 “모란은 촌스럽다, 싹 다 뽑고 붉은 장미로 심어라”고 명령했다.

참다못한 정원사 아저씨가 한마디 했다.

“선생님, 이 모란은 심 사장님이 제일 아끼시는 겁니다. 5년 동안 정성 들여 키우신 거예요!”

한기태는 눈을 부라렸다.

“심 사장이 좋아하면 뭐? 이 집 주인이 나중에 누가 될 줄 알고 이래라저래라야!”

“그리고 우리 지우가 이 집의 유일한 후계자인 거 몰라?”

그 소리는 바둑을 두고 있던 내 귀에까지 들어왔다. 시우가 물었다.

“아빠, 저 사람 말 들었어요?”

“들었지.”

“화 안 나요?”

“화낸다고 뭐가 달라지니?” 나는 바둑알을 내려놓았다. “그냥 두렴. 날뛰면 날뛸수록 더 재미있어질 테니까.”

시우가 잠시 생각하더니 씨익 웃었다. “아, 스스로 무덤 파게 두시는 거예요?”

“똑똑하네, 우리 아들.”

오후에 한기태는 페라리를 끌고 나갔다가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돌아왔다. 도우미들에게 짐을 옮기게 하더니 거실 한복판에서 큰소리로 선언했다.

“이 집이 너무 썰렁해. 내가 새로 꾸밀 거야. 내일부터 인테리어 업자 부를 테니 그렇게 알아들으라고. 거실은 유러피안 스타일, 식당은 프렌치, 침실은 전통적인 느낌으로 갈 거야. 정원에는 분수대랑 정자도 하나 놓고, 수영장도 너무 낡았으니 새로 싹 갈아엎어야겠어!”

말을 마친 그의 시선이 나에게 머물렀다.

“심 사장, 기분 나쁜 건 아니지? 다 이 집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내가 지난 17년 동안 돌보지 못한 보답이라고 생각하라고.”

나는 생긋 웃어주었다. “선생님 편하신 대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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