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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멜로디를 훔친 그녀, 천재의 반격제2화

이 화는 약 2195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나는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안수정이 얹었던 팔을 거칠게 뿌리쳤다.

전생에서도 안수정이 이 길을 걸을 때 나를 친근하게 부축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를 만졌기 때문일까?

설마 내 몸에 손이 닿은 순간, 내 생각을 훔쳐갈 수 있었던 건가?

생각할수록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런데 안수정은 내게 생각을 할 틈조차 주지 않으려는 듯,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안수정의 눈가가 금세 붉게 물들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운지 언니, 저는 그저 언니를 도와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왜 그렇게 세게 밀치는 거죠? 발목을 삔 것 같아요. 너무 아파요, 좀 도와주실래요?”

눈물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그녀의 모습은 꼭 가녀린 토끼 같았다.

그러나 나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정말 안수정이 신체 접촉으로 내 생각을 훔쳐갈 수 있다면, 이번에 내가 접촉을 피한 게 내 운명을 되찾는 첫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자 온몸이 저절로 떨리기 시작했다. 나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대기실로 들어가, 전생에서 내가 연주했던 그 멜로디를 서둘러 떠올리기 시작했다.

‘이번 생에서 다시 기회를 얻었으니 절대로 안수정의 덫에 걸려들어서는 안 돼!’

10분은 금세 흘렀고, 나는 마음속의 불안을 채 가라앉히기도 전에 문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자, 프로그램 스태프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시간 됐어요, 빨리 나가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까 우리가 지나온 길에도 모두 카메라에 켜져 있었던 것이다.

즉, 모든 관객이 안수정이 나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내가 그녀를 밀쳐냈던 장면을 봤다는 뜻이었다.

전생에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당했던 끔찍한 기억이 떠오르며 마음이 무너질 듯했지만, 이를 악물고 무대로 나섰다.

안수정은 이미 나보다 먼저 돌아와 있었다. 그녀는 플래시 아래에서 자신만만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무대에 등장하자 방금까지 울려 퍼지던 환호성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관객석에서는 소곤거리는 소리가 이어졌고, 죄다 나를 비난하고 있었다.

“송운지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착한 수정이가 도와주려고 했는데 왜 고마워할 줄 모르지?”

“저 사람, 백스테이지에 카메라가 없는 줄 아나 봐. 표정 바뀐 것 좀 봐, 우리가 못 본 줄 알았나 봐.”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인성이 별로면 끝이지. 난 안수정에게 투표할래.”

...

관중들이 나를 비난하는 소리를 듣자, 안수정의 입가에는 점점 더 오묘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멀리서 나를 향해 입모양으로 무언가를 속삭였고, 나는 간신히 그것을 알아차린 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가 한 말은 ‘죽어’였다.

나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온몸이 얼어붙었다. 손에 쥐고 있던 추첨 결과지를 내려다보니, 그 위에는 커다랗게 적힌 숫자 2가 보였다.

전생과 똑같았다.

안수정이 첫 번째로 연주하고, 나는 그 뒤를 이어야 했다.

갑자기 내 몸이 통제를 잃은 듯 떨리기 시작했다.

아까 그녀가 나를 살짝 건드렸을 뿐이고, 내가 밀쳐냈건만 왜 그녀는 여전히 이렇게 자신만만한 걸까?

설마 단순히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내 생각을 훔칠 수 있는 건가?

그녀의 확신에 찬 모습은, 이미 그녀가 내 멜로디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었다.

내 마음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불안감이 커져 거의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순간, 사회자가 내 손에서 종이를 받아 들고는 관객석을 향해 외쳤다.

“송운지 씨가 두 번째로 연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먼저 안수정 씨를 무대 위로 모시겠습니다...”

“잠깐만요!”

나는 너무 초조한 나머지 큰 소리로 외쳐버렸다.

떠들썩하던 분위기가 단번에 뒤숭숭해졌다. 관객석에서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내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갔다.

안수정의 부유한 집안과 이 프로그램 사이에 얽힌 복잡한 관계가 떠올랐다.

왜 두 번의 생에서 모두 사회자가 내 손에 든 추첨 결과를 먼저 확인했을까?

혹시 추첨 종이에 적힌 숫자가 둘 다 2였던 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이 모든 건 안수정을 첫 번째 연주자로 만들기 위한 계략이 아니었을까?

수많은 사람들의 의아하거나 경멸스러운 시선 속에서 나는 사회자가 들고 있던 마이크를 낚아채며 외쳤다.

“안수정 씨가 뽑은 종이를 보여주세요.”

내 말에 사회자는 잠시 멍하니 나를 쳐다보았지만, 금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글쎄요, 오늘따라 송운지 씨가 정신이 없어 보이네요. 혹시 우리 프로그램이 조작을 해서 일부러 당신을 두 번째로 배치했다고 의심하시는 건가요?”

“그렇다면, 안수정 씨, 당신이 뽑은 종이를 보여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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