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은 후에야 양녀를 버린 가족들제2화
이 화는 약 2593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의사는 상처를 간단히 봉합한 뒤, 부드러운 목소리로 조금만 참으라고 말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바로 엑스레이를 찍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내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의사는 특별히 나를 먼저 들여보내주었다.
그러나 내가 들어가려는 순간, 뒤에서 이준호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선생님, 이분 먼저 들여보내 주세요. 방금 계단에서 넘어져서 발목이 아프답니다.”
이준호는 한예진을 안고 나보다 먼저 들어갔다. 한예진은 얼굴이 창백하고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어 더욱 안쓰러워 보였다.
의사가 말했다.
“이 환자는 3층에서 뛰어내린 거라 더 심각하니 먼저 촬영해야 합니다.”
이준호는 그제야 누워 있는 나를 알아챘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한수지, 너 일부러 그런 거지? 예진이가 뛰어내리니까 너도 뛰어내리고, 예진이가 검사를 받으니까 너도 받으려는 거야? 넌 매번 이렇게 예진이를 괴롭혀야 적성이 풀리는 거야?”
나는 반박하려 했지만, 가슴이 아파 소리를 내지 못했다. 대신 옆에 서있던 의사가 말했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누가 일부러 3층에서 뛰어내리겠어요? 그리고 어느 분이 더 심각한지는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잖아요. 그러니 치료에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그러면서 의사는 나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때 한예진이 입을 열었다.
“됐어요, 준호 오빠. 매번 수지 언니한테 뺏기는 것도 이젠 익숙하거든요.”
그녀가 말을 하자, 이준호는 바로 문 앞을 막았다.
“한수지, 정말 뻔뻔하구나. 어디서 사람을 구해서 연기를 하는 거야? 예진이가 많이 아파서 의사 선생님이 골절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어.”
“그분은 가능성이지만, 이 환자분은 이미 골절되었습니다. 계속 방해하시면 경비를 부를 겁니다.”
젊은 의사가 주먹을 쥐고 나와 논쟁했다.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경비를 부른다고요? 이 병원이 누구 병원인지 모르나 봐요?”
고개를 돌리자 오빠, 한민수가 그곳에 서 있었다. 그는 병원의 외과 주임이었다. 그리고 내 아버지는 이 병원의 원장이었다.
젊은 의사는 그제야 자기를 도와줄 사람을 찾은 듯이 재빨리 다가가 말했다.
“한 주임님, 이 두 사람이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요. 이 환자는 분명히...”
“당신 해고야!”
한민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젊은 의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러자 한민수는 곧바로 소리쳤다.
“안 나가면 경비를 부를 거야.”
젊은 의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채 병원 밖으로 끌려 나갔다. 한민수가 가까이 다가오자, 나는 그의 옷자락을 잡고 모든 힘을 다해 말했다.
“오빠, 아파요. 제발 구해...”
“준호야, 먼저 예진이 데리고 검사하러 가.”
한민수는 이 말을 하고는 고개를 돌려 내 손을 뿌리쳤다.
“너 정말 사람 귀찮게 하는구나. 119에 신고해도 소용없으니 여기까지 찾아온 거야? 제발 정신 좀 차려.”
오빠는 눈살을 찌푸리며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내가 또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유일하게 멀쩡한 오른손을 들어 심장을 가리켰다.
“오빠, 심장이...”
“심장이 아파?”
한민수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한수지, 내가 외과 의사라는 걸 잊었어? 난 한눈에 심장에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어. 예진이가 심장병이 있어서 너도 심장병이 있는 척하는 거야? 재미없긴.”
나는 정신이 아찔해졌다. 말을 하려 해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순간적으로 억울한 눈물이 흘러나왔다.
한민수는 내 모습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
“정말 아픈 거야?”
그는 청진기를 꺼내 내 상태를 확인하려 했다. 그러나 그때 이준호가 한예진을 안고 뛰쳐나왔다.
“한민수, 예진이가 기절했어. 심장병이 발작한 것 같아. 빨리 와 봐.”
그러자 한민수는 빠르게 그쪽으로 달려갔다. 이준호가 한예진을 병상에 눕힌 뒤, 두 사람은 급히 응급실로 밀고 갔다. 마치 소중한 보물을 지키는 듯이.
그들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자 나는 코가 시큰거렸다.
예전에는 나를 지켜주던 두 사람이었다.
나는 한씨 가문의 큰딸인 데다가, 나는 희귀 혈액형이었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 나는 교통사고를 당해 대출혈로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때 아버지는 인터넷에 고가로 헌혈해 줄 사람을 구하는 글을 올렸고, 한예진이 그 글을 보고 찾아왔다.
헌혈을 마친 후, 한예진은 돈을 받지 않고 아버지에게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도와달라고 빌었다.
아버지는 그녀의 진심에 감동하여 그녀를 양녀로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나도 한예진을 친동생처럼 여기며 모든 것을 나누었다.
그러나 2년 전, 내 생일날 그녀는 손목을 그었다. 그녀의 유서에는 내가 집에서 그녀를 괴롭히고, 양아치들을 시켜 그녀를 더럽혔다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 살 용기가 나지 않아 죽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날 이후로 모두가 나를 보는 눈빛이 변했다.
아버지는 나를 반쯤 죽도록 때렸고, 한민수는 나를 뼈에 사무치도록 미워하며 단칼에 남매 관계를 끊었다.
내 모든 친구들은 한예진의 친구가 되었고, 내 남자친구는 그녀에게만 충성했다.
나는 수없이 그들에게 모두 거짓말이라고 말했고, 내 모든 걸 걸어 맹세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나는 경찰에 신고해 결백을 증명하려 했지만, 아버지는 또 나를 때렸다.
“너 예진이를 망치려는 거야? 이 일이 알려지면 예진이는 어떻게 시집을 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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