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고 나서야 오빠들은 진실을 알았다제2화
이 화는 약 2893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그 후 몇 시간 동안, 세 오빠는 나를 철저히 벌주려는 듯 일부러 임씨 저택을 웃음소리로 가득 채웠다.
“큰오빠, 고생 많았어요. 둘째 오빠, 셋째 오빠도 얼른 드셔 보세요.”
임예진은 직접 구운 쿠키를 내밀며 큰오빠의 어깨를 살살 주물러 주었다.
각자의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던 세 남자의 눈에는 지금 한없이 다정함이 가득했다.
내 영혼은 다시 서리가 내려앉은 그 철문 뒤로 돌아갔다.
구석에는 내 시신이 기괴한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었다.
피부는 섬뜩할 정도로 검푸르게 변해 있었고, 속눈썹과 머리카락은 두꺼운 서리로 뒤덮여 있었다.
열 손가락은 철문을 필사적으로 긁어댄 탓에 손톱이 모두 뒤집히고 부러져 있었고, 흘러나온 피는 검붉은 얼음 조각으로 얼어붙어 있었다.
정말 처참했다.
그렇게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집사가 찻잔을 든 채 거실에 털썩 무릎을 꿇는 모습이 보였다.
집사가 이렇게 사정하러 온 것도 벌써 세 번째였다.
“큰 도련님, 사흘이나 됐습니다. 아가씨는 어릴 때부터 시골에서 자라 몸도 약합니다. 이대로 더 두셨다가는 정말 위험합니다!”
찻잔을 들고 있던 큰오빠의 손이 살짝 멈췄고, 미간이 좁혀졌다.
둘째 오빠도 신문을 내려놓으며 눈빛에 잠시 망설임이 스쳤다.
하지만 바로 그때, 임예진의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다 내 탓이에요... 내가 언니를 화나게 하지 않았더라면, 언니도 그런 고생을 하지 않았을 텐데.”
“내가 언니한테 가서 무릎 꿇고 사과할게요. 내가 들어가서 언니를 데리고 나올게요.”
임예진은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듯 몸을 움직였고, 가녀린 몸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휘청거렸다.
그러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마음이 약해졌던 오빠들의 얼굴이 다시 굳어졌다.
큰오빠는 임예진을 확 끌어당기며 집사에게 소리쳤다.
“닥쳐! 네가 임씨 가문의 집사야, 아니면 그 천한 년의 앞잡이야?”
셋째 오빠도 연신 비웃었다.
“조 집사, 똑똑히 기억해 둬. 시골에서 버릇을 잘못 배워먹은 그런 인간은 애초에 임씨 가문의 딸이 될 자격도 없어. 예진이야말로 우리에게 유일한 동생이야.”
그 말에 내 영혼이 세차게 떨렸다.
내가 처음 돌아왔을 때, 오빠들도 내가 부모님이 남긴 유일한 혈육이라며 절대 임예진 편을 들지 않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사흘 전, 큰오빠에게 주려고 사흘 밤낮을 꼬박 새워 피가 맺힌 손으로 자단목 평안패를 깎았다.
그런데 임예진이 그걸 확 낚아챘고, 내가 되찾으려 달려들자 호수로 뛰어들며 내가 밀었다고 울부짖었다.
세 오빠는 확인조차 하지 않고 곧장 나를 냉동고로 끌고 갔다.
역시 세 오빠에게 유일한 동생은 처음부터 임예진 하나뿐이었다.
나는 문득 그 일이 너무나 우습게 느껴졌다.
이런 가족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나았다.
쾅!
그 순간 현관문이 거칠게 열렸다.
냉동고를 지키던 사람이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허둥지둥 뛰어 들어왔다.
“큰일 났습니다!”
문지기는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말했다.
“냉동고 안이... 계속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아서 환풍구로 한 번 들여다봤는데...”
“아가씨가...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온몸이 완전히 얼어붙었습니다!”
거실의 공기가 한순간 얼어붙었다.
큰오빠가 벌떡 일어섰고, 동공이 급격히 좁아지며 눈 깊은 곳에 극도의 당혹감이 스쳤다.
둘째 오빠와 셋째 오빠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안색이 급변했고, 본능적으로 밖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아!”
그때 임예진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아 큰오빠의 옷자락을 붙들었다.
“언니가 아직도 나한테 화가 난 걸까요...”
임예진은 가슴을 움켜쥐었고, 눈에는 순간적으로 극심한 두려움이 스쳤다.
이번만큼은 연기가 아니었다.
냉동고 온도는 정말로 임예진이 영하 40도로 바꿔 놓았고, 내가 정말 죽었을까 봐, 그리고 일이 완전히 탄로 날까 봐 두려워했던 것이다.
“친부모님한테 들었는데... 언니가 시골에서 살 때 농사일을 하기 싫어서 자주 기절한 척하며 부모님을 속였대요...”
“이번에도 그런 방법으로 오빠들이 나를 내쫓게 하려는 건 아닐까요?”
“그러니까 나는 그냥 떠나는 게 낫겠어요. 오빠들은 어차피 친남매고, 나는 인신매매범이 낳은 자식일 뿐이잖아요.”
그 말은 마치 얼음물을 끼얹은 것처럼 세 남자의 마음속에 일었던 불안을 단숨에 식혀 버렸다.
동시에 임예진을 향한 연민과 보호 본능이 다시금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러자 큰오빠가 경멸스럽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죽은 척하는 데 맛 들였나 보지?”
둘째 오빠는 금테 안경을 밀어 올리며 극도의 혐오가 담긴 눈빛을 보였다.
“의학적으로 숨을 참고 기절한 척하는 수작에 누가 속겠어?”
셋째 오빠의 얼굴에도 짙은 분노가 깔렸다.
“예진이가 행복해하는 꼴을 못 보고 꼭 이런 때까지 분위기를 망치네.”
“죽은 척하는 거라면 우리가 직접 가서 확인해 주지. 어디까지 연기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
임예진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애초에 임예진이 그런 말을 한 건 오빠들이 냉동고로 가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로 직접 확인하러 나서자, 임예진은 다급히 가슴을 움켜쥐었다.
“가슴이 너무 아파요... 언니는 그냥 내버려두고, 나랑 있어 주면 안 돼요?”
하지만 임예진은 자신이 오빠들의 마음속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너무 얕잡아 봤다.
자신 때문에 오빠들이 나를 향해 품은 증오가 얼마나 깊은지도 알지 못했다.
임예진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자, 큰오빠는 손에 쥔 찻잔을 힘껏 내리쳐 산산조각 냈다.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무서워하지 마. 너는 먼저 가서 푹 쉬어!”
큰오빠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 독한 년이 널 이렇게까지 몰아붙였으니, 오늘 반드시 무릎 꿇리고 사과하게 만들 거야.”
둘째 오빠는 재빨리 구급상자에서 강심제 주사기를 꺼내 들며 얼음장 같은 눈빛을 보였다.
“죽은 척하는 거지? 오늘 내가 죽는 것보다 못한 고통이 뭔지 똑똑히 가르쳐 줄게.”
셋째 오빠는 넥타이를 거칠게 잡아당기며 살기 가득한 얼굴로 맨 앞에 나섰다.
“가자! 문부터 부숴!”
“그년을 끌어냈을 때도 계속 연기를 할 수 있는지 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해 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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