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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고 나서야 오빠들은 진실을 알았다제1화

이 화는 약 3777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가짜 여동생은 그저 재채기를 한 번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세 오빠는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가짜 여동생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고 돌봤다.

그러다 가짜 여동생이 또 내가 자신을 밀어 물에 빠뜨렸다고 모함하자, 세 오빠는 곧바로 나를 영하 50도의 폐냉동고에 가두고, 안에 있던 유일한 비상 스위치까지 끊어버렸다.

나는 대표인 큰오빠에게 울부짖으며 살려 달라고 했지만, 큰오빠는 내가 악을 쓰며 관심을 끌려 한다고 했다.

의사인 둘째 오빠에게 살려 달라고 빌었지만, 그는 내가 자업자득이라고 했다.

일류 변호사인 셋째 오빠에게 사과하자, 그는 오히려 비웃으며 말했다.

“평소에 예진이를 질투하는 것도 모자라, 몸이 약한 걸 뻔히 알면서 물에 밀어 넣다니. 정말 독하구나!”

“너처럼 악독한 인간은 냉동고에 갇혀서 제대로 반성해 봐야 해!”

말을 마친 세 오빠는 재채기 한 번 했을 뿐인 예진이를 품에 꼭 끌어안고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체온이 서서히 떨어지고, 온몸의 피가 조금씩 얼어붙는 게 느껴졌다.

36시간 뒤, 나는 완전히 숨을 거뒀다.

그리고 사흘 뒤, 오빠들은 예진이와 함께 퇴원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를 떠올렸다.

하지만 세 사람은 내가 이미 그곳에서 얼어붙어 차가운 시체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 * *

극한의 추위 속에서 나는 폐냉동고 안에서 얼어 죽었다.

그리고 죽고 나서야 알게 됐다.

가짜 여동생이 큰오빠가 설정해 둔 영하 10도를 영하 50도로 바꿔 놓았고, 내가 유일하게 구조를 요청할 수 있던 휴대폰마저 얼려서 망가뜨렸다는 것을.

영혼이 세 오빠 곁을 떠돌게 된 뒤, 사흘 동안 나는 세 오빠가 임예진 곁을 맴돌며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큰오빠는 2조짜리 계약을 미뤄두고 직접 삼계탕을 끓여 줬다.

둘째 오빠는 국제 의학 심포지엄을 미루고 병상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다.

셋째 오빠는 막 깨어난 임예진의 웃음을 보려고 도시 전체에 불꽃놀이를 사들였다.

세 사람은 임예진을 하늘 끝까지 떠받들기 위해 은근히 경쟁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내가 아직 냉동고에 갇혀 있고, 시신마저 투명하게 얼어붙어 있다는 사실은 떠올리지 않았다.

사흘 뒤, 임예진이 퇴원해 집으로 돌아왔다.

집사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마중 나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도련님, 아가씨가 냉동고에 갇힌 지 사흘이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아무 기척이 없습니다...”

나는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오빠들이 조금이라도 걱정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큰오빠 임경훈은 싸늘한 얼굴로 곧바로 말을 잘랐다.

“닥쳐! 예진이가 막 퇴원했는데, 그년 얘기는 왜 꺼내?”

집사가 다시 입을 열려 하자, 둘째 오빠 임경진이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말했다.

“감히 동생을 물에 빠뜨린 애야. 며칠 냉동고에 넣어두고 반성하게 하는 게 뭐가 잘못됐어?”

셋째 오빠 임경택도 코웃음을 쳤다.

“예진이가 몸이 약한 걸 뻔히 알면서 얼음 호수에 밀어 넣었잖아. 충분히 반성하기 전에는 꺼내줄 생각 없어.”

“괜찮아. 온도는 내가 미리 맞춰 뒀으니까 죽지는 않아. 그냥 고생 좀 해보라는 거지.”

‘고생’이라는 말을 듣자, 내가 태어나서부터 얼마나 고생했는지가 떠올랐는지 큰오빠의 눈빛에 잠시 망설임이 스쳤다.

큰오빠는 셋째 오빠를 보며 물었다.

“확실히 영하 10도 맞아? 그래도 가서 확인해 보는 게...”

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마자 임예진이 때마침 손목을 들어 올렸고, 소매가 흘러내리며 옅은 붉은 자국이 드러났다.

그리고는 힘없이 기침을 두어 번 하며 말했다.

“오빠... 언니를 너무 탓하지 마세요. 어쩌면 일부러 그런 게 아닐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꺼내주면...”

하지만 붉은 자국을 본 순간, 망설이던 둘째 오빠의 동공이 급격히 좁아졌고, 임예진의 손목을 확 잡아챘다.

“이거 그년이 널 밀칠 때 생긴 거야?”

임예진은 황급히 손을 빼며 말했다.

“아니에요. 내가 부딪힌 거예요... 언니는 그냥 내가 자기 자리를 차지했다고 화가 나서 살짝 잡아당겼을 뿐이에요.”

“이게 살짝 잡아당긴 거라고? 누가 봐도 세게 잡아당긴 자국이잖아!”

붉은 자국을 힐끗 본 큰오빠의 눈에도 곧바로 분노가 차올랐다.

큰오빠는 휴대폰을 집어 들어 나와 주고받은 대화 기록을 확인했다.

마지막 대화는 사흘 전에서 멈춰 있었다.

내 휴대폰이 얼어붙어 망가진 탓에, 내가 보내지 못한 메시지 하나와 걸려 온 전화 한통만 화면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큰오빠는 험악한 얼굴로 휴대폰을 탁자에 내리쳤다.

“사흘 동안 사과 한 마디도 없어? 아직도 자기가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어쩌면... 언니는 내가 동생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나 봐요. 차라리 내가 집을 나가면... 언니도 더 이상 화낼 일이 없을 거예요.”

임예진은 고개를 숙인 채 가녀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큰오빠가 벌떡 일어나 얼굴 가득 분노를 드러냈다.

“무슨 소리야! 그년이 무슨 자격으로 널 내쫓아? 넌 우리가 어릴 때부터 키운 동생이야! 오빠가 있는 한 감히 널 괴롭히지 못하게 할 테니 걱정 마!”

둘째 오빠와 셋째 오빠도 차갑게 맞장구쳤다.

“맞아. 아까 그년을 걱정한 우리가 바보였지! 그년이 그럴 가치나 있겠어?”

“그년은 신경 쓰지 말고 가자! 오빠들이 맛있는 거 사 줄게. 몸부터 챙기자.”

그 모습을 보던 집사는 온몸을 떨며 애타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아가씨는 정말 사흘 동안 아무 기척이 없습니다...”

“며칠 냉동고에 가뒀다고 사람이 죽기라도 하겠어?”

셋째 오빠가 귀찮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시골에서 15년이나 살았잖아. 별 고생을 다 겪었을 텐데 이 정도로 뭘 그렇게 호들갑이야? 괜히 예진이 놀라게 하지 마.”

나는 허공에 떠서 오빠들이 나를 향해 퍼붓는 독설을 들으며 그저 쓴웃음만 지었다.

‘그래, 시골에서 보낸 15년...’

양부모에게 돈을 벌어다 주려고 벽돌을 나르고, 쓰레기를 줍고, 추운 날씨에 설거지를 하며 어린 나이에 몸까지 잔뜩 상했다.

친부모를 찾으면 모든 게 나아질 줄 알았는데, 부모님은 돌아오는 길에 뜻밖의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

오빠들은 온갖 고생 끝에 나를 집으로 데려와, 처음에는 나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지난 15년의 빚을 모두 갚아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매번 임예진이 눈시울을 붉히며 친부모가 지은 죄를 대신 갚겠다고, 죽도록 일하며 속죄하겠다고 울먹일 때마다 오빠들은 곧장 임예진 곁으로 달려가 다급하게 달랬다.

“예진아,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고 넌 너야. 넌 아무 잘못 없어. 우리에게 넌 영원히 동생이야!”

그러고는 곧바로 나를 돌아보며 차갑게 경고했다.

“앞으로 예진이랑 사이좋게 지내. 시골에서 배운 못된 버릇은 가져오지 말고.”

남은 혈육이라고는 이 세 사람뿐이었기에, 나는 아픔을 참고 그 말에 따랐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임예진의 끊임없는 모함과 누명이었고, 내 해명을 오빠들은 단 한 번도 믿어 주지 않았다.

그저 매번 똑같은 말만 내뱉었다.

“예진이는 우리가 어릴 때부터 키운 애야. 우리가 그 애 성격을 모르겠어?”

사흘 전, 임예진은 일부러 가사도우미들을 물러나게 하고, 오빠들이 보는 앞에서 얼음 호수로 몸을 던졌다.

나는 다시 한번 세 오빠에게 매정하게 버려진 채 냉동고에 던져졌다.

서리가 낀 철문 앞에 무릎을 꿇고, 나는 추위가 무섭다고, 이러다 얼어 죽을 거라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조아리며 애원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둘째 오빠의 냉담한 비웃음뿐이었다.

“뭘 얼어 죽어! 예진이가 열이 나게 만든 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 냉동고에 좀 들어가 있으면 정신도 차리고 좋겠네. 안 죽어.”

셋째 오빠는 냉동고 안에 있는 유일한 비상 스위치마저 뽑아 버려 내게서 살아남을 가능성마저 완전히 없애 버렸다.

그리고 지금, 세 오빠가 임예진을 극진히 보살피는 모습을 보며 나는 그저 쓴웃음을 지었다.

‘제발 눈을 뜨고 봐.’

‘당신들이 가장 착하다고 믿는 임예진이, 그 친동생을 자기 손으로 죽였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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