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라진 뒤에야 찾아온 후회제3화
이 화는 약 1129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작아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나는 필사적으로 문을 두드렸다.
손바닥이 붓고 피가 배어 나올 때까지.
아직 죽을 수는 없었다. 내 그림을 전시장에 보내지 못했으니까.
내 인생은 온통 어둠뿐이었다. 그래도 내 그림만은 깨끗한 액자에 걸려야 했다.
얼마나 두드렸는지도 모른 채 문이 마침내 열렸다.
문 앞에 선 윤지아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바닥에 웅크린 나를 보자 눈에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
그녀는 성큼 다가와 무릎을 꿇고 내 이마에 손을 댔다. 뜨거운 열기에 화들짝 손을 거뒀다.
"열이 났어? 왜 이렇게 뜨거워?"
"약... 내 베개 밑에..."
숨소리처럼 희미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윤지아는 곧바로 일어나 내 좁은 방으로 달려갔다. 약 상자를 찾아 들고 미지근한 물까지 가져왔다.
그녀는 아플까 봐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나를 부축해 앉혔다.
"빨리 먹어. 이거 먹으면 안 아플 거야."
약을 삼키자마자 지훈이 창백한 얼굴로 들어왔다.
그는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형, 왜 사람들을 속인 거야?"
"아까 형 방에 가 봤는데, 형이 먹던 건 약이 아니라 비타민이었어..."
"형은 아픈 척하면서 일부러 우리를 걱정시킨 거잖아...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 한마디가 얼음물처럼 윤지아에게 막 피어난 연민을 모조리 꺼뜨렸다.
윤지아는 나를 뿌리치며 화를 냈다.
"송민재, 너 정말 미쳤구나. 못 할 짓이 없네."
엄마의 표정도 단숨에 바뀌었다. 실망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반성 좀 하랬더니 아픈 척을 해?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널 낳지 말았어야 했어!"
아빠가 화가 나 고개를 저으며 소리쳤다.
"구제불능이야. 정말 구제불능이라고!"
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지고 쉰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니에요. 정말 아니에요..."
"그만해!"
윤지아가 말을 잘랐다. 목소리에는 피로가 잔뜩 배어 있었다.
"더는 네 핑계 듣고 싶지 않아."
"송민재, 너한테 정말 실망했어."
그날 이후 우리는 더는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다.
어느 날, 막 그림을 전시장으로 부치고 나자 추모공원에서 메시지가 왔다.
[송민재 고객님, 생체 신호 모니터링 결과 최근 생체 신호가 매우 불안정합니다. 각별히 유의해 주십시오.]
나는 짧게 답했다.
[알겠습니다.]
설마 이 세상에서 나를 걱정해 주는 사람이 내 시신을 수습해 줄 사람뿐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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