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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굶어 죽은 뒤 부모님이 후회했다제1화

이 화는 약 1837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아주머니가 나를 소파에 묶어놓고 아빠랑 같이 발렌타인데이트를 나갔다.

나는 총 세 번 전화를 걸었다.

“아주머니, 제발 나 좀 풀어줘요. 저 정말 힘들어요.”

하지만 아주머니는 아빠와 엄마를 갈라놓는 데 바빠서 조금만 더 참으라고 했다.

“아빠, 저 배고파 죽겠어요. 와서 밥 좀 해주면 안 돼요?”

아빠는 아내를 붙잡으러 다니느라 바빠서 돈만 보내고 해결하라고 했다.

“엄마, 저 진짜 죽을 것 같아요. 한 번만 보러 와주세요...”

냉정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 네 아주머니를 엄마라고 부르기로 했잖아?”

뚝, 전화가 끊겼다.

결국 나는 더럽고 냄새 나는 배설물 속에서 굶어 죽었다.

* * *

어린이집 선생님이 말했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된다고.

진짜 그런가 보다.

나는 영혼이 되어 엄마 옆에 머물렀다.

엄마는 녹음실 동료들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선생님 전남편 사는 동네에서 큰일이 났대요. 들어보셨어요?”

엄마는 얼굴을 찌푸리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 사람이랑은 이제 아무 상관도 없으니까 얘기하지 마세요.”

엄마는 아빠를 싫어해서 이혼했다.

나는 조그만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엄마 옆으로 다가갔다.

영혼이 된 건 참 좋다. 이렇게 엄마 옆에 붙어 있어도 엄마가 귀찮아하며 날 밀어내지 않으니까.

“아휴, 어린애라던데. 소파에 묶인 채로 굶어 죽었다나 봐요!”

“봐봐요. 아이구, 징그러워라. 선생님, 이런 거 보지 마세요.”

엄마는 보지 않았다. 원래 이런 장면을 무척 무서워했다.

그런데도 엄마는 눈썹을 찌푸리고, 커다란 눈에 반짝반짝 눈물이 맺혔다.

“너무 잔인하다. 어떻게 어린애한테 이럴 수가 있어.”

엄마가 이렇게 말하자 동료는 감탄하듯 말했다.

“역시 성우님이시네요. 공감 능력이 뛰어난 건 배우의 기본 소양이죠.”

나는 멍하니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도 나 때문에 슬퍼할 줄은 몰랐다.

엄마는 성우였다. 예쁜 애니메이션 목소리를 자주 맡아서 전국 어린이들에게 행복을 줬지만 정작 나를 위해 시간을 내준 적은 없었다.

나는 아빠 곁에서 지내는 수밖에 없었다.

“선생님이 이렇게 마음이 여리셔도 전남편이 바람 폈을 땐 아주 단호했죠.”

동료가 엄마를 치켜세웠다.

그날 아빠는 아주머니를 집에 데려왔고, 아주머니는 내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엄마라고 불러봐.”

“엄마?”

엄마라는 말이 이렇게 다정하게 들릴 줄은 몰랐다.

그런데 내가 아주머니를 엄마라고 부른 후 진짜 엄마는 나를 외면했다.

알고 보니 ‘엄마’라는 단어는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말이었다.

“엄마, 나를 버리지 마세요! 엄마, 내 진짜 엄마는 엄마뿐이에요!”

아무리 울며 매달려도 엄마는 내 손을 매정하게 뿌리쳤다.

나는 엄마를 따라 녹음실을 나왔다.

막 계단을 내려가는데 건물 앞에 아빠가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살아 있을 때도 아빠는 엄마를 자주 이렇게 기다렸다.

하지만 엄마는 우리를 아주 싫어해서 말도 섞으려 하지 않았다.

“이민아, 지호를 생각해서라도 우리 다시 시작하면 안 될까?”

아빠가 아직 나를 기억한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내가 전화했을 땐 왜 한마디 더 해주지 않았던 걸까?

어른들의 세상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지호가 이미 강영아를 엄마라고 부르잖아? 이제 지호는 내 아들이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엄마가 내 진짜 엄마야!’

‘날 부정하지 마!’

그때 한 대의 차가 건물 앞에 멈췄다.

차에서 어린아이가 뛰어나와 엄마의 품에 안겼다.

“엄마!”

‘엄마?’

‘왜 내 엄마를 그렇게 부르는 거야?’

‘너 누구야!’

나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엄마에게 나의 존재를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

“왔어. 이제 엄마와 같이 놀이공원 가자!”

억울함이 가슴 깊이 밀려왔다.

엄마는 나를 놀이공원에 한 번도 데려간 적이 없었다.

아빠는 회사 운영에 바빴고, 엄마는 녹음실에서 벗어나면 여행을 다녔다.

나는 놀이공원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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