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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첫사랑에게 신장을 빼앗겼다제3화

이 화는 약 2268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지훈아, 엄마가 너희 얼굴 못 본 지도 한참 됐구나. 내일 서연이 데리고 집에 와서 밥 먹자. 서연이 전화도 계속 안 되는데 대체 요즘 뭘 하느라 이렇게 바쁜 거니?”

며칠 뒤 방지훈의 어머니인 손정미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때 장유나는 방지훈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

손정미의 목소리를 듣자 나는 눈가가 시큰해졌다. 손정미는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나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 키워 준 사람이기도 했다.

“엄마, 서연이는 정말 은혜도 모르는 애예요. 나한테 화가 났다 해도 엄마 전화까지 안 받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나를 얘기하는 방지훈의 얼굴에는 여전히 혐오가 가득했다.

나는 그의 앞에 서서 씁쓸하게 웃었다.

사랑이 사라지자 나는 어느새 그에게 은혜도 모르는 인간이 되어 버렸다.

“지훈아, 네 마음에 아직 그 여자가 남아 있는 건 엄마도 알아. 그래도 넌 이미 서연이랑 결혼했어. 그럼 서연이한테 책임을 져야지. 안 그러면 내가 서연이 엄마를 무슨 낯으로 보겠어?”

손정미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방지훈은 얼굴을 굳힌 채 몇 마디 대충 둘러대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장유나를 향해 부드럽게 웃으며 달래듯 바라봤다.

“지훈아, 서연이는 요즘 너한테 연락 안 해?”

장유나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연락?”

방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서연이 때문에 네가 죽을 뻔했는데 넌 왜 그 여자를 신경 써. 차라리 영영 사라지는 게 낫지.”

그러다 그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유나야, 조금만 더 기다려. 서연이랑 이혼하면 네가 더는 숨어 지내지 않아도 되게 할게.”

장유나는 방지훈을 끌어안고 그의 품에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난 괜찮아. 그냥, 그냥 서연이가 날 미워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

“서연이가 감히?”

방지훈은 말을 끊고 장유나의 어깨를 감싸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의 목소리는 더없이 부드러웠다.

그 장면을 눈앞에서 보고 있자니 가슴속에 정체 모를 불길이 치솟았다.

아마 정말 이혼할 생각이었는지, 그날 이후 방지훈은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 내가 없자 그는 곧바로 짜증을 냈다.

방지훈은 마음만 먹으면 내 행방쯤은 금방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나를 찾지 못했다는 건 나에게 시간 낭비를 하기 싫어서였다.

그저 내가 제 발로 나타나길 기다리는 것뿐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 소식이 없자 방지훈은 미친 듯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짜증도 심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방지훈은 내가 건 전화라고 생각했는지 화면도 확인하지 않고 받았다.

“허서연, 이제 아주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 감히 내 전화를 씹어?”

“허서연 씨 보호자분 맞으십니까? 시신이 병원에 들어온 지 거의 두 달이 됐습니다. 번거로우시겠지만 오셔서 인수해 주셔야 합니다.”

전화기 너머로 의료진의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지훈이 벌떡 일어섰다.

허공에 멈춘 손이 몇 초간 굳어 있더니 이내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

“장난도 정도껏 하세요. 허서연이 그렇게 쉽게 죽을 인간입니까? 세상이 끝나도 제 목숨이 아까워서 못 죽을 여자예요.”

“죄송합니다. 현재 등록된 최우선 연락처가 선생님뿐이라 연락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럼 신원 미상 시신으로 처리하세요.”

방지훈은 싸늘하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은 걸 보니 화가 난 게 분명했다.

나는 웃었다.

방지훈은 단 한 번도 내가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의 눈에 나는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하는 악독한 여자였다.

정말 내가 죽기를 바랐던 사람.

“장예린, 서연이 어디 있어? 당장 집으로 기어들어 오라고 해. 그만 숨으라고.”

전화를 끊자마자 방지훈은 화가 잔뜩 난 채 장예린에게 전화했다.

장예린은 내 유일한 친구였다.

나는 그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조차 하지 못했다.

“방지훈, 너 미쳤어? 나야말로 묻고 싶거든? 서연이 어디다 숨겨놓은 거야? 연락이 끊긴 지가 얼마나 된 줄 알아?”

방지훈의 이유 없는 분노에 장예린도 덩달아 목소리를 높였다.

“내일 당장 집에 들어오라고 전해. 안 그러면 밖에서 죽어도 내가 시신 수습 안 해 줄 테니까.”

방지훈은 다급해 보였다.

나는 방지훈이 왜 저렇게 서두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의 거친 숨소리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방지훈, 서연이 실종됐어. 서연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으면 나 절대 너 가만 안 둬.”

장예린이 울먹이며 소리쳤다.

하지만 방지훈은 비웃기만 했다.

“이번엔 이런 수법이야? 이걸 핑계로 내 동정이라도 받으려고? 하, 정말 질린다.”

눈물이 시야를 흐렸다.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내 마음도 완전히 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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