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시 남편의 선택 하루 전, 인생을 다시 쓰다 · 제2화설정≡

남편의 선택 하루 전, 인생을 다시 쓰다제2화

이 화는 약 2154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일부러 아파트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유현이 양희를 데리고 온 걸 보자마자 깜짝 놀라 손에 들고 있던 두유를 급히 양희에게 건네며 말했다.

“여보? 너 왜 여기 있어? 출근 안 해?”

나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왜? 몰랐어? 내 학교가 네 회사 근처라는 거.”

“아니면 네가 나를 한 번도 출근길에 데려다 줄 생각조차 안 해봤다는 거야?”

유현은 입을 열었다가 아무 말도 못 하고 말았다.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던 양희의 얼굴도 순간 굳어졌고, 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언니는 누구세요? 혹시 오빠의 와이프가 신가요? 정말 예쁘시네요. 저처럼 꾸미지도 못하는 사람은 정말 부러워요.”

지난 생에서는 양희와 전혀 얘기한 적이 없었지만, 이번 생에서야 그녀가 겉으로는 순수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계산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나는 그녀를 한 번 흘긋 보고는 차갑게 말했다.

“예뻐봤자 소용없어요. 어떤 사람들은요, 항상 바깥의 하찮은 것들만 좋아하거든요.”

유현은 내 말에 숨겨진 뜻을 알아챈 듯 당황한 얼굴로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이 사람은 회사에 새로 온 동료야. 이름은 양희라고 하고, 바로 옆 동에 살고 있어.”

하지만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뒤쪽 차 문을 열고 조용히 뒷자리에 앉아버렸다.

양희는 문가에 서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유현을 바라봤다.

“유현 오빠, 이건 좀...”

유현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친절하게 조수석 문을 열어줬다.

“양희, 어서 타. 우리 와이프가 너를 배려해서 그러는 거야. 네가 너무 마른 것 같으니까 혹시 멀미라도 할까 봐.”

나는 눈을 감고 자는 척했지만, 양희는 상황을 눈치챘는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 안의 공기가 묘하게 무거워졌고, 나는 일부러 입을 열었다.

“이 차, 타니까 편해요?”

양희는 잠깐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

“네?”

나는 이어 말했다.

“앞으로 매일 탈 건데, 불편하면 너희 현 오빠한테 차를 바꿔달라고 해요.”

양희의 얼굴이 금세 새빨개졌고, 유현은 급히 그녀를 대신해 말했다.

“여보, 그만 좀 해. 양희는 정말 순수한 애라서 그런 얘기 못 알아들어.”

나는 비웃음을 흘리며 몰래 준비해 둔 소형 카메라를 조수석 등받이 뒤에 붙였다.

“그래? 그럼 안심이네.”

학교 앞에 도착하자 유현은 뜻밖에도 내게 차 문을 열어줬다. 나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가 굳은 얼굴로 물었다.

“여보, 너 대체 왜 이래?”

그냥 동료라서 태워준 건데 그런 말까지 할 필요가 있어?”

나는 화가 나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내가 왜 이러냐고? 그냥 너희가 역겹게 보이길래, 내 기분 좀 풀려고 그러는 거야!”

원래 이 일은 여기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내 휴대폰이 온갖 메시지로 폭탄을 맞았다.

당황스러운 마음으로 메시지를 열어보니, 친구들과 동료들이 나를 태그하며 말했다.

[이거 너 말한 너 남편의 동료 맞아? 느낌이 비슷한데.]

친구가 보낸 스크린샷을 열어보니, 양희의 SNS 계정에서 사진 속 눈물을 머금은 채 애처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살다 살다 이런 일을 처음 겪어봐요. 그냥 같이 차를 탔을 뿐인데...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양희는 차 안에서 있었던 일을 과장해서 올려놓았던 것이다.

나는 양희의 계정을 따라가 댓글 창을 열었다. 예상대로 댓글 대부분이 나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같은 단지에 사는데, 같은 회사 다니는데, 그 정도도 못 해줘?]

[동료는 좋은데, 와이프는 질투심 많은 소인배네.]

[우리 귀요미... 이렇게 예쁜데, 위험한 택시는 안 되지! 여자끼리는 도와줘야지!]

이런 도덕적 압박을 보며 웃음이 나올 뻔했고 익명으로 댓글을 달았다.

[너희 아이디 보니까 같은 지역 사는구나? 너희 남편한테 저 여자 태워달라고 해.]

댓글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글이 달렸다.

[너 누구야? 우리 남편이 왜 저 여자를 태워줘야 해? 저 여자의 남편 아니거든!]

역시 네티즌답게 이중잣대는 기가 막히다.

나는 열심히 댓글을 달던 중, 유현이 돌아왔어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는 먼저 식탁을 한번 훑어보고는, 내가 소파에 웅크리고 있는 걸 보고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여보, 오늘은 왜 저녁을 안 남겨놨어?”

나는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네가 이미 배불리 먹고 왔잖아.”

그는 인상을 찌푸리며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했다.

“야근하느라 지금까지 굶었어. 그런데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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