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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혈통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제3화

이 화는 약 1895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당신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군.”

내가 먼저 침묵을 깼다.

설아는 내 맞은편에 조용히 주저앉았다. 그녀는 복잡 미묘한 눈빛으로 나의 서재를, 그리고 나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이렇게까지 고집스러울 줄은 몰랐어.”

“무슨 뜻입니까?”

“유라 말이야. 어제야 비로소 그 아이가 당신 딸이라는 걸 알았어.”

나는 침묵을 지켰다.

“그날 밤 일 때문이야?”

설아가 물었다. 그녀가 말하는 그날 밤이란, 아버지의 간계로 우리가 한 침대에서 눈을 떴던 잔인한 밤을 의미했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가 낮게 한숨을 쉬었다.

“부정할 필요 없어. 다 이해하니까.”

“정말 아닙니다.”

설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쓸쓸한 표정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당신은 늘 그렇게 자존심이 강했지. 하지만 알고 있겠지, 내가 왜 이십 년 동안 혼자 지내왔는지.”

나는 대답 대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당신이 동민이네 부자를 가로막는 건, 솔직히 지나친 처사야.”

“당신마저 내 집안일에 간섭하려는 겁니까?”

내 시선이 얼음처럼 차갑게 그녀를 꿰뚫었다.

그녀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서준 씨.”

“어찌 보면 유라는 내 딸이기도 해. 나에게도 이 일은 남의 일이 아니야.”

“유라는 당신 딸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을 텐데요.”

설아가 내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내게도 눈이 있어. 그 아이, 분위기가 나를 꼭 닮았더군.”

헛웃음이 나왔다. 설아는 특유의 서늘하고 세련된 미인형이었고, 유라 역시 그런 분위기를 풍겼다.

“그 아이가 설아 씨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길 수는 있겠지만, 세상에 그런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 당신 하나뿐이겠습니까? 착각이 지나치십니다.”

설아의 어깨가 힘없이 내려앉았다.

“좋아.”

“내가 질게.”

“당신과 결혼해 주겠어.”

예상치 못한 대답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녀가 나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서준 씨, 이게 당신이 원한 궁극적인 복수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어. 당장 서류 정리하고 합치는 건 어때?”

기가 막혀서 잠시 목이 막혔다.

“비록 내 마음을 온전히 당신에게 주지는 못하겠지만, 아내로서의 책임은 다하겠어.”

더는 들어줄 수가 없었다.

“손님 배웅해라.”

“한서준!”

설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꼭 이렇게까지 동민이와 태오를 괴롭혀야 속이 시원하겠어?!”

나는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다시 명령했다.

“내보내라.”

설아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경호원들에 의해 밖으로 밀려 나갔다.

나는 지친 듯 미간을 짚었다.

“앞으로 누가 오든 무조건 돌려보내.”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비서가 난처한 표정으로 다시 보고를 올렸다.

“대표님, 밖에서 어떤 어르신이 완강하게 면담을 요구하십니다. 본인이 대표님의 아버님 되신다고 하십니다.”

이십 년이 지났건만, 아버지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아버지는 공간을 대강 훑어보더니 냉소를 흘렸다.

“이십 년 동안 독기를 가득 품고 살았구나.”

“용건만 간단히 하시지요.”

아버지가 내 앞으로 걸어왔다.

“이십 년을 숨죽여 살다가 겨우 오늘을 위해서 이 사달을 벌인 것이냐?”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버지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내 바로 앞에 서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나는 굳어 버렸다.

“아버지?”

“네 분이 풀릴 수만 있다면 이 늙은이 무릎쯤은 얼마든지 꿇으마.”

“민우야.”

아버지가 내 옛 이름을 불렀다.

“나는 여전히 내가 지어준 이 이름이 가장 부르기 좋구나.”

허공에 뻗으려던 내 손이 그대로 멈춰 섰다.

아버지는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때 일은 전부 이 애비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일이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만, 책임은 지마. 네게 진심으로 사죄하마.”

나는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슬픔을 담아 쓸쓸히 웃었다.

“동생을 위해서라면, 아버지는 이토록 무릎까지 꿇으실 수 있군요.”

“그렇다.”

내밀었던 손을 거두어 주머니에 넣었다.

“아버지, 평생 풀리지 않던 의문이 하나 있습니다.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말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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