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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키스 한 번이잖아제3화

이 화는 약 1823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머릿속의 끈이 툭 끊어지면서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다.

7년간의 감정도 결국 강하윤의 애교 섞인 말 한마디를 이길 수 없었다.

내 영혼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 누워 깊은 잠에 빠졌다.

눈을 떠보니 벌써 다음 날 아침이었고 심은혁은 역시나 돌아오지 않았다.

배가 좀 고파서 내비게이션을 켜고 오랫동안 가고 싶었던 식당을 선택했다.

배가 든든해야 마음도 단단히 먹지.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심은혁과 강하윤이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은 마치 사랑에 빠진 젊은 커플처럼 다정하게 붙어 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심은혁의 얼굴에는 불쾌함이 가득했다.

“허민주, 날 미행한 거야? 너 같은 여자가 또 어디 있겠어!”

어이없어 한숨이 나왔다. 그래, 나처럼 한심한 여자를 또 어디서 찾겠나.

“아니야, 밥 먹으러 왔어.”

진작 눈여겨보던 식당이라 심은혁과 여러 번 같이 가자고 했는데 그때마다 그는 가차 없이 내 말을 끊었다.

“난 그런 음식 싫어. 가고 싶으면 너 혼자 가.”

그런데 지금은 강하윤과 이곳에 있다.

두 사람은 초호화 커플 세트 메뉴를 주문했고 모든 게 짝으로 되어 있고 스테이크는 하트 모양으로 잘려져 있었다.

강하윤은 미소를 지으며 심은혁을 향해 애교를 부렸다.

“은혁아, 이 식당 괜찮네. 마음에 들어.”

심은혁도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맘에 들면 다음에 또 같이 오자.”

그 모습이 내 두 눈을 아프게 찔러 마음속 한구석이 잘려 나간 것 같았다.

이때 레스토랑의 웨이터가 두 사람 쪽으로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저희 레스토랑에서 커플이 함께 사진을 찍으면 밖에 있는 관람차를 무료로 탈 수 있어요!”

강하윤은 그 말에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우와, 은혁아. 관람차 타러 가자! 높은 곳에서 포옹하면 정말 로맨틱할 것 같아!”

심은혁은 강하윤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

그렇게 심은혁과 강하윤 두 사람은 관람차를 배경으로 다정하게 사진을 찍었고 심은혁은 사진을 매장 내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였다.

강하윤은 나를 보고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활기차게 걸어왔다.

“뚱녀... 아니, 민주 씨, 기분 나빠하지 마요! 은혁이는 그냥 내 소원 들어주는 거예요.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심은혁의 시선이 내게 향했고 환하게 웃던 그의 눈가에 불쾌함이 선명하게 스쳐 지나갔다.

그는 강하윤을 감싸 안으며 그녀를 온전히 소유하고 싶은 듯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바보야, 저 여자한테 뭘 설명해? 허민주는 늘 우중충해서 이런 로맨틱한 걸 좋아할 리가 없잖아. 그냥 내버려둬. 관람차 위에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대.”

강하윤은 매우 행복해했다.

“정말? 그럼 난 은혁이 같은 남편이 생기게 해달라고 빌어야지.”

“바보야, 내가 지금 앞에 있잖아.”

다정하게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이제 완전히 놓아줄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밥도 먹지 않고 서둘러 도망쳤다.

집에 돌아와서 모든 짐을 싸서 캐리어에 넣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벽에 걸려 있는 결혼식 사진이 보였다.

사진에서 심은혁과 나는 다정하게 키스하고 있었다.

역겨웠다.

망설임 없이 결혼식 사진을 벽에서 떼어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심은혁과 7년 연애하면서 내게도 행복한 순간이 있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그가 다정하게 입을 맞췄고 매달 특별한 날에는 생강 대추차를 끓여주며 다 마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슬플 때는 짜증스러운 기색 없이 내 말을 들어주고 나를 위로해 줬다.

계속 그렇게 나한테 잘해줄 줄 알았다.

그런데 강하윤이 돌아오고 모든 게 달라졌다.

이제 난 한순간도 이곳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내 집이니 이혼 후 되찾아도 늦지 않았다.

떠나기 전에 이혼 서류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비굴하게 있어봤자 떠난 사랑이 돌아오지 않는다.

심은혁, 이젠 진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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