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키스 한 번이잖아제1화
이 화는 약 1595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남편의 첫사랑이 인스타에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남편과 그녀는 입으로 카드를 옮기고 있었는데 카드가 떨어지고 입술이 닿자 두 사람은 장장 1분 동안 무아지경으로 키스했다.
[여전히 바보 같네! 은혁이 스킬 뛰어난 것도 여전해.]
말없이 ‘좋아요'를 클릭하고 축하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곧 남편이 전화를 걸어 나를 향해 화를 내며 소리쳤다.
“너처럼 심술 많은 여자는 없을 거야. 하윤이랑 게임을 하는 것뿐인데 왜 그러는 거야 대체!”
7년간의 감정은 결국 뜬구름에 불과했다.
이제 떠날 때가 됐다.
* * *
유산으로 인해 아직 통증이 남아있는 배를 어루만졌다.
‘미안해, 아가. 잘못된 타이밍에 너를 이 세상에 오게 해서.’
몸과 마음의 고통을 견디며 강하윤이 올린 영상을 다시 보러 갔다.
영상 속 강하윤의 얼굴은 복숭앗빛으로 붉었고, 눈빛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영상 아래에는 이미 수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
[내가 현장에 있었어. 심은혁과 강하윤이 프렌치 키스를 했다고!]
[세상에, 심은혁 대단하다. 저 기술이면 어떤 여자가 안 넘어가겠어. 하윤이 얼굴까지 빨개졌네.]
[역시 아내보다 밖에 있는 여자가 낫지.]
1분 뒤 심은혁과 강하윤은 마지못해 떨어졌고 영상은 갑작스럽게 끝이 났다.
친구들의 부추김에 강하윤은 몇 개의 댓글만 골라 답글을 달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나랑 은혁이는 아무 사이 아니고 우린 친구야, 좋은 친구!]
[너희들 계속 그런 말 하면 뚱녀 씨가 화낼 거야!]
그녀가 말하는 뚱녀 씨는 바로 나였다.
어릴 때 병에 걸려서 호르몬제를 먹고 60㎏까지 살이 쪘는데 지금은 45㎏을 유지하고 있었고 심지어 강하윤보다 말랐다.
그런데도 심은혁이 옆에 있으면 강하윤은 여전히 날 뚱녀 씨라고 불렀다.
무거운 돌덩이가 가슴을 누르는 것처럼 숨쉬기가 힘들었다.
어쩐지 심은혁이 몇 년 동안 연락이 없던 동창의 결혼식에 참석하더라니.
수억짜리 계약까지 미루고 신랑 들러리를 서러 갔다.
처음에는 우정이 돈독한 줄 알았는데 첫사랑 강하윤이 신부 들러리였기 때문이었다.
제일 멍청한 건 나였다.
이제 이 관계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왔다.
저녁이 되어서야 심은혁은 술에 흠뻑 취해 돌아왔고 흰 셔츠에 남은 빨간 립스틱 자국 몇 개가 눈에 거슬렸다.
그가 내 이름을 몇 번이나 불렀지만 나는 침대에 누워 가만히 있었다.
심은혁은 내 품에 머리를 파묻고 달래듯 사과했다.
“여보, 오늘 하윤이랑 게임을 한 것뿐이야. 내가 신랑 들러리이고 하윤이는 신부 들러리라 어쩔 수 없었어.”
어쩔 수 없었다고?
열렬히 키스하는 심은혁의 눈빛에서 숨길 수 없는 희열과 뿌듯함이 선명하게 보였다.
무시하는 나를 보며 심은혁은 다시 내 가슴을 향해 머리를 비볐다.
“여보, 그냥 용서해 줘!”
예전에는 이런 심은혁을 보면 모든 분노가 한순간에 사라졌겠지만 지금은 그와 강하윤이 깊게 키스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메스꺼움이 밀려왔다.
그의 머리를 밀어내고 침대 반대편에 누웠다.
내가 거부하자 심은혁은 발끈하기 시작했다.
“허민주, 내가 사과했잖아. 왜 아직도 이러는 건데! 결혼식 때 다들 웃고 넘어간 일을 너만 물고 늘어지잖아. 하루 종일 신랑 들러리 하느라 충분히 피곤한데 그만 좀 할 수 없어? 하윤이 좀 따라 배워, 걘 얼마나 배려심 많은 줄 알아? 그리고 난 이미 너랑 결혼했는데 도대체 뭐가 불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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