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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날 신부가 외도를 고백했다제3화

이 화는 약 1866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엄마의 입원 수속을 마치고 필요한 물품을 챙기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다. 벽에 붙은 빨간 ‘복’자와 ‘결혼’ 스티커가 눈을 찔렀다. 키가 작은 지안을 대신해 내가 안아 올려 붙여준 것들이었다. 침대 위의 붉은 침구 세트도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고른 것이었다. 우리가 한 조각 한 조각 쌓아 올린 행복이 오늘 완전히 박살 났다.

캐리어를 펴자마자 지안이 들어왔다. 그녀는 안방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더니, 내가 또 심술을 부린다고 생각했는지 차갑게 뱉었다.

“이 집 명의 네 거니까 안 나가도 돼. 내가 나갈게.”

“예전에 준 돈도 돌려줄 필요 없어. 보상이라고 생각해.”

“대신 태윤이 좀 괴롭히지 마. 걔도 힘들게 내린 결정이야.”

그 마지막 한마디가 내 억눌렀던 감정을 터뜨렸다.

“서지안, 그 새끼가 힘들면 나는? 나는 어떠냐고!”

“내가 그때 널 위해서 내 모든 걸 다 버렸는데…!”

“그만해.”

지안이 짜증스럽게 말을 끊으며 무심하게 대꾸했다.

“너 그때 나 때문에 고생한 거 알아. 다 아니까 너한테 선택권을 준 거야.”

“준우야, 사람이라면 만족할 줄도 알아야지.”

나는 순간 멍해졌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사랑했던 8년. 우리는 물이 새는 고시원 방에서 라면 한 그릇을 나눠 먹으며 버텼다. 계란 하나 넣는 것도 아까워하던 시절이었다. 가장 찬란한 나이에 그녀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나는 고액 연봉의 직장을 그만두고 그녀의 창업을 뒷바라지했다. 부모님도, 태윤이도 나보고 미련한 놈이라고 욕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녀는 내게 ‘만족할 줄 모른다’고 말한다.

붉어진 내 눈과 마주치자 지안이 잠시 멈칫하더니, 예전처럼 나를 달래듯 안아왔다.

“준우야, 말했잖아. 선택은 네 몫이야.”

“네가 그래도 결혼하고 싶다면 나중에 조용히 식 다시 올려줄게.”

“하지만 태윤이 정말 많이 힘들었어. 네가 나 안아줄 때마다 걔가 구석에서 훔쳐보며 얼마나 가슴 아파했는지 알아? 넌 당당하게 햇빛 아래서 나랑 입 맞출 수 있지만 걔는 안 됐잖아. 늘 어둠 속에서 혼자 울었다고.”

지안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그 단어 하나하나가 내 심장을 도려냈다. 사실 모르지 않았다. 셋이서 여행을 갈 때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 수 없었다. 태윤이 배가 아프다고 하면 지안은 미리 준비라도 한 듯 약을 내밀었고, 멀미 때문에 같이 구역질을 할 때도 그녀는 나를 지나쳐 그의 등을 먼저 두드려주었다.

그때마다 태윤은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지.

‘준우야, 역시 너를 사랑하는 여자는 네 친구까지 끔찍이 챙긴다니까! 이런 여자 없다, 너 진짜 잘해줘야 해!’

그 순간 지안의 눈에 스치던 서글픔의 정체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서지안, 걔의 뭐가 그렇게 좋았어?”

나는 차오르는 눈물을 머금고 비참하게 웃었다.

“태윤이 놈이 그러더라. 너희 제일 뜨거웠던 날, 하룻밤에 여덟 번을 했다고. 그렇게 좋디? 걔가 그렇게 너를 잘 녹여주던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문이 벌컥 열렸다. 태윤이 들어왔다. 모욕당한 명예를 지키려는 듯 억울한 표정을 짓고서.

“준우야, 어떻게 말을 그렇게 해?”

그의 손에는 내가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고가의 시계 선물이 들려 있었다.

“사고였다고 했잖아. 왜 그렇게 우리를 더럽게 몰아가?”

그는 눈시울을 붉히며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예전 같았으면 나는 또 대인배인 척 사과를 받아주고 화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탈진한 채 침대에 앉아 그의 연기를 감상했다. 나의 이 무기력한 침묵을 지안은 '냉혹함'으로 치부했다. 그녀는 태윤의 등을 토닥이며 나를 향해 소리쳤다.

“그래! 우리 몸정 들어서 환장했다, 왜! 네 아빠 돌아가시던 날, 내가 전화로 위로해주면서 울먹였던 거… 그거 슬퍼서 그런 거 아냐. 태윤이가 너무 거칠게 밀어붙여서, 기분 좋아서 내던 신음 참느라 그랬던 거야!”

“서지안!”

태윤이 당황하며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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