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를 사랑하게 된 아버지제3화
이 화는 약 1853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항상 엄마가 내 잠옷을 벗기고 평상복으로 갈아입힌 다음, 욕실로 데려가 양치질을 하게 했다.
엄마는 내가 10살이나 됐는데, 아직도 이런 일을 엄마가 도와주면, 다른 친구들이 놀리지 않겠냐고 했다.
나는 입을 삐죽이며 이렇게 대답했다.
“걔들은 엄마가 나를 너무 예뻐해 주니까 샘이 나서 그러는 거야.”
하지만, 엄마가 없는 지금 나는 혼자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
식탁으로 가니, 정미 아줌마가 이미 아침식사를 다 차려놓은 상태였다.
아줌마가 물었다.
“엄마는 아직 안 일어나셨어?”
내가 대답했다.
“아직 주무세요.”
정미 아줌마는 엄마가 10년 치 월급을 한꺼번에 주고 내 보모로 데려온 사람이다. 아줌마는 내 식사와 생활을 전문적으로 돌봐준다.
전에는 집에 도우미 아줌마가 없었다.
집안의 모든 일을 엄마가 직접 했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수퍼우먼이다.
엄마는 매일 가사일을 마친 후, 나를 재우고, 아빠를 돌봐준 다음, 서재에서 한 시간가량 법률 서적을 공부했다.
엄마는 사법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빠는 이해할 수 없어했다.
“왜 힘들게 매일 그렇게 바쁘고 피곤하게 살아?”
“내가 벌어다 주는 돈으로 편하게 살면 되잖아.”
그러나, 엄마는 온화하면서도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건 내 꿈이에요.”
그렇게 말할 때, 엄마의 눈은 반짝반짝 빛이 났었다.
나는 엄마가 정말 정말 예뻐 보인다고 생각했다.
아마 아빠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아빠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손을 내밀어 엄마를 품에 꼭 안은 다음, 얼굴을 엄마의 목에 대고 강아지처럼 비벼댔다.
엄마는 얼굴을 붉히며 아빠를 밀어냈다.
“유라가 봐요.”
나는 엄마와 아빠가 또 재밌는 놀이를 시작했다는 것을 눈치챘다. 엄마 아빠는 그 놀이에 늘 나를 끼워주지 않았다.
나는 엄마에게 나도 끼워달라고 조르고 싶었다.
그러나, 아빠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라는 나가서 놀아.”
아빠의 시선에 나는 더 조르지 못하고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아빠는 대부분 나에게 아주 관대하다.
하지만 아빠가 그런 시선으로 나를 바라볼 때면, 나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그냥 아빠의 말에 순순히 따르게 된다.
그 이후, 우리 가족은 더 화목해졌다.
아빠는 엄마의 사법 시험을 격려했고, 밤늦게까지 엄마와 함께 있어주곤 했다.
그러나, 사법 시험 전날, 아빠는 엄마의 수험표와 신분증을 압수하고, 엄마를 방에 가두었다.
사법 시험이 끝난 다음에야 아빠는 나를 데리고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불타오르는 눈으로 아빠를 노려보았다.
“강지훈! 이걸 위해 나는 1년을 준비했어!”
“이게 나한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
아빠는 엄마에게 다가가 몸부림치는 엄마를 품에 꽉 안았다.
아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하지만, 나도 우리 가정을 위해 그런 거야.”
“내가 손을 뻗으면 언제나 당신을 이렇게 품을 수 있게 당신이 집에 있었으면 좋겠어.”
“유라도 나하고 같은 생각일 거야.”
마지막 말을 할 때 아빠의 시선이 나에게 닿았다.
나는 낮에 아빠가 한 말이 생각났다.
“엄마가 변호사가 되면, 맨날 출장 가고, 손님 접대하느라, 너를 잊어버릴 거야.”
“엄마가 맨날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다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아빠와 유라를 버리고, 이 집을 떠날지도 몰라.”
아빠가 한 말들은 너무 무서웠다.
나는 엄마가 나를 버리는 일이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나는 엄마에게 다가가 손을 잡으며 말했다.
“엄마, 화내지 마. 나도 엄마가 집에 있었으면 좋겠어.”
엄마는 나를 바라보았고, 몸에서 천천히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더니, 그대로 아빠의 품에 안겨 축 늘어졌다.
한참 후에 엄마의 메마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 만이에요. 다음엔 이러지 말아요.”
아빠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내가 원하는 대로 되었다.
그러나, 이전보다 어두워진 듯한 엄마의 눈빛을 바라보며, 나는 내가 뭔가 잘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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