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시 룸메이트와의 전쟁 · 제1화설정≡

룸메이트와의 전쟁제1화

이 화는 약 2310자. 본 사이트에서는 제1~3화를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

룸메이트가 기숙사에서 넘어졌는데, 우리에게 계산서를 보내 우리보고 배상하라고 했다.

“너희들이 문 앞에 물을 쏟아서 내가 넘어진 건데, 너희들이 배상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검사비, 병원비, 택시비, 수업 손실비, 위자료는 1인당 20만 원씩 주면 돼.”

나는 다른 두 룸메이트와 눈빛을 교환하고 나서 정중히 거절했다.

그랬더니 그 여자애가 소리를 지르며 협박했다.

“우리 아빠가 누군지 알아? 너희들이 배상하지 않으면 졸업 못 하게 할 거야!”

* * *

단톡방에 화면을 꽉 채운 계산서를 보니 나는 갑자기 머리가 핑핑 도는 것 같았다.

서예지는 우리가 보고 답장을 하지 않자, 부상을 당한 사진을 계속 보내왔다.

[내가 증거를 다 가지고 얘기하는 거야, 이거 봐, 나는 바로 침실 문 앞에서 떨어진 거라고!]

[강선영이 아침마다 화장실에서 가장 늦게 나오니까 강선영이 제일 의심스러워!]

[하지만 나는 착하니까 선영을 혼자 난처하게 하고 싶지도 않고, 누가 범인인지 따지고 싶지도 않으니, 우리 공평하게 나누자.]

잠시 후, 나의 룸메이트인 진로연이 참지 못하고 가장 먼저 답장했다.

[너 지금 우리보고 스스로 증명하라는 거야?]

언제나 얌전하고 착하던 소녀 심윤하도 의심하기 시작했다.

[더러운 물통이 있는 게 안 보였나? 밖에 나가도 더러운 물웅덩이가 그렇게 많은데, 그럼 밖에 나가서도 이렇게 돈 뜯어내려고?]

예지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자 화를 냈다.

[너희들 지금 배상해 줄 생각이 없는 거야?]

나는 하마터면 소리 내어 웃을 뻔했고 그 질문에 바로 답장했다.

[그게 보여?]

예지가 답장하기 전에 나는 먼저 단톡방에서 나왔다.

로연과 윤하도 침실로 돌아와 나를 보고 짜증이 난 듯 말했다.

“저 서예지 돈에 미쳤나?”

“저 정도 상처는 상처라고 말 못 하지, 그냥 좀 까진 거 가지고 우리보고 한 사람당 20만 원을 배상하라고 하는 거야?”

나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난 돈 안 줄 거야.”

로연과 윤하도 서로를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예지는 더 이상 우리에게 배상하라고 하지 않았고 우리도 예지가 그 사건 이후로 잠잠해진 줄 알았다.

예지는 30분 뒤에 한 손에 작은 파스를 들고 한 손에는 휴대전화를 든 채 화난 표정으로 침실로 돌아왔다.

예지는 조심스럽게 현관문을 넘어 무릎을 오바하게 감싸고 있다가 휴대전화로 바닥을 세게 쳤다.

“얘들아, 여기야! 내가 넘어진 곳이 여기라고!”

“아침에 화장실을 쓰고 나서 일부러 물을 여기다가 쏟고 내가 미끄러질 때까지 기다린 거야! 아침에 급하게 나가려다 툭 넘어졌는데, 아직도 너무 아파! 무슨 상처가 남을지 모르겠다고!”

예지는 마치 곧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코를 훌쩍였다.

말을 마친 예지가 갑자기 나를 보며 쏘아붙였다.

“분명히 네가 인정만 하면 내가 널 용서해 주고 네가 병원비랑 위자료만 물어주면 되는데, 왜 인정하지 않는 거야?”

나는 눈을 뒤집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말했다.

“나보고 인정하라고 하겠으면 증거를 대! 왜 증거도 없으면서 뒤집어 씌우려고 하는 거야?”

그러자 윤하가 몰래 예지의 휴대전화를 건네주었다.

‘하, 서예지 지금 라이브 방송 중이야?’

예지는 내가 말하지 않자, 찔리는 게 있는 줄 알고 또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높은 건물에서 물건이 떨어져서 가해자를 찾을 수 없을 때 건물 전체에서 배상하는데 왜 나는 안 되는데?”

나는 예지의 참신한 얘기에 웃음이 났다.

“저기요, 높은 건물에서 물건이 떨어질 때는 밑에 있는 사람이 물건이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다치는 건데, 너는 분명히 피할 수 있었잖아. 게다가 ‘우리'가 거기다 놓은 물이라는 증거 있어?”

“아침에 우리 셋이 너보다 일찍 나갔는데 왜 우리는 괜찮을까? 적반하장에 다가 자작극도 하고 다른 사람 동정심도 얻고 재미있어?”

예지는 나의 게속되는 반박에 그 자리에 굳어 버렸고 한순간에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잊어버린 듯했다.

그러자 생방송을 보던 사람들이 나의 말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여자 말이 맞네, 증거를 제시해야지.]

[그러니까! 위자료? 1인당 20만 원? 너무 많이 요구하는 거 아닌가?]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자, 예지는 곧 표정을 바꾸고 울먹이며 말했다.

“흑흑, 어쨌든 다친 사람은 나 혼자니까 신경 안 쓰는 거겠지. 아마 마음속으로 즐기고 있을 거야. 평소에도 나를 왕따시켰는데, 이젠 자기들끼리 미리 짜고 날 모함하는 것도 정상이지! 얘네들 일부러 그러는 거야!”

예지는 제자리로 걸어가 치마를 걷어 올리고 연고를 꺼내 허벅지에 난 상처에 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예지는 일부러 하얀 다리를 드러내자, 생방송을 보던 많은 남자들이 그녀를 위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울지 마, 쟤네가 잘못했네!]

[너무 예쁘세요, 카톡 좀 추가할 수 있을까요? 제가 위로해 드릴게요.]

에지는 도발적으로 나를 바라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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