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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선택제3화

이 화는 약 2923자. 본 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는 3화 미리 읽기 중 마지막 화입니다. 이어지는 제4화부터는 공식 앱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이수의 뒤쪽에서 달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구현이 나타나 이수를 품에 안았다.

그는 이수를 안고 일어나 아직도 놀라서 서있는 서예를 노려보았다.

구현의 눈빛은 뼈가 시릴정도로 차갑기만 했다.

이수는 구현을 보호하려다 다쳤는데 몸의 뼈가 아물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방금 전 넘어지면서 뼈가 또다시 어긋났다. 구현은 다른 말은 하지 않고 이수를 안아 그대로 응급실로 갔다.

깊은 밤, 집.

구현은 서예의 침실 문을 박차고 들어와 이불을 확 잡아당겨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너 왜 이렇게 악랄해?”

“내가 뭐가 악랄한데?”

눈앞의 구현을 보자 그녀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면 차라리 나를 그냥 목 졸라 죽이지 그래?”

서예는 눈물 어린 눈으로 구현을 바라보며 단호한 눈빛으로 말했다.

“나는 지금껏 당신을 배신한 적이 없어. 나는 육정재와 잔 적이 없다고.”

갑자기 복부의 통증이 심해져 서예의 몸이 떨렸다.

구현은 서예를 노려보다가 잠시 후 웃었다.

“넌 내가 그때처럼 속을 줄 알았어?”

구현의 눈빛에 분노가 가득해졌다.

“육정재가 어떤 놈인데? 그놈은 만나기만 하면 네가 좋다고 했어. 네가 그놈을 따라가지 않았다면 그놈이 과연 돈을 줬을까? 육씨 집안사람들은 하나같이 나쁜 놈들이야.”

서예는 고통에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고 필사적으로 호흡을 했다.

‘알아, 당신이 나를 믿지 않을 거라는 거.’

그녀는 마지막으로 애써 입을 열어 말했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면 그렇게 생각해.”

서예는 구현을 밀치고 일어나 기분 나쁜 분위기의 방에서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구현은 오히려 그대로 서예를 내리눌렀고, 그녀는 몸부림을 쳤다.

“구현 씨, 뭐 하는 거야? 이거 놔!”

구현은 서예의 귓가에 몸을 숙이더니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며 말했다.

“내가 널 건드리고 싶은 줄 알아? 난 더러운 건 딱 질색이야.”

구현은 단추를 하나씩 풀면서 자신의 건장한 근육을 훤히 드러냈다.

“그런데 네가 잔 적이 없다며?”

그의 웃음은 마치 지옥에서 온 악마 같았다.

“내가 확인해 주지.”

서예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손으로 미친 듯이 구현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지만 남자의 힘을 여자인 서예가 이길 수는 없었다.

섬뜩한 전율이 휘몰아치더니 서예의 복부 통증은 마치 칼로 배를 찌른 듯이 커져 같다. 너무 아픈 나머지 그녀는 순간 몸을 웅크렸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이제 와서 연기하는 거야?”

구현이 냉정하게 말했다.

“난 아직 널 건드리지도 않았어.”

“아파.”

서예는 심하게 몸을 떨며 말했다.

“배가 너무 아파.”

‘진통제, 진통제가 어디 있지?’

서예의 머릿속은 온통 진통제 생각뿐이었고 힘껏 발버둥을 쳐 구현을 밀어냈다.

구현은 잠시 방심했다가 그대로 몸이 밀려나 다리가 침대 머리맡에 부딪혔다.

그러자 그 위에 놓여 있던 가방이 떨어지면서 그 안에서 약병과 함께 물건들이 쏟아졌다.

서예가 당황한 얼굴로 주우려고 했지만 구현이 먼저 떨어진 종이를 주웠다.

종이 마지막에 대장암 말기라는 글자가 한눈에 보였다.

구현은 복잡한 표정으로 서예를 바라보았다.

서예는 그 순간 물에서 건져진 물고기처럼 힘없이 침대에 웅크리고 있었다.

구현은 몸을 굽혀 약병 하나를 주워 살폈다.

잠시 후 그는 냉정하게 콧방귀를 뀌며 검사표와 약병을 바닥에 내던졌다.

“정말 가지가지 한다.”

구현은 차갑게 말을 했다.

“네가 이런 것들을 위조해서 보여주면 내가 너를 불쌍하게 볼 거 같았어?”

구현은 몸을 숙여 정성껏 서예의 땀을 닦아 주는 척했다.

“넌 이수가 아니야. 어디서 어설프게 흉내야? 그리고 설사 네가 죽더라도 난 아무렇지도 않아.”

구현이 나가자 서예는 침대에 누운 채 구현이 바닥에 던진 약병을 주웠고, 물도 없이 약 한 알을 꺼내 삼켰다.

한 시간 후 복부의 고통이 점차 가라앉았다.

서예는 희끗희끗한 천장을 보고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흐르는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휴대폰 벨이 울리자 그녀는 이마의 땀을 닦고 휴대폰을 귀에 대고 전화를 받았다.

[서예야, 구현이에게 돈 좀 부탁했어?]

또 양은선이었다.

서예는 힘없이 소리쳤다.

“난 구현 씨에게 돈을 달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

[그럼 육정재한테 가서 달라고 해. 그놈이 계속 널 좋아했잖아?]

양은선은 다급했는지 목소리가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서예는 손으로 자신의 옷자락을 꽉 잡고 힘겹게 말했다.

“내가 모를 줄 알아요?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진심인지?”

양은선은 순간 멈칫하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전에 육정재가 손에 들고 있던 동영상을 떠올리고 서예는 붉어진 눈가를 문지르며 말했다.

“원성현.”

양은선의 내연남 이름이었다.

서예의 말을 듣고 양은선은 아무 말이 없었고, 몇 초 후 전화를 끊었다.

...

정주는 서예에게 입원을 권유했지만 그녀는 그것을 거절했다.

‘약을 많이 처방받았으니 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 거야.’

서예가 집에 도착했을 때 구현이 급하게 어디론가 뛰쳐나갔다.

그년 지금껏 그가 이렇게 조급해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가사도우미가 서예에게 이수가 사고를 당했다고 알려주었다.

“검사를 했는데 심부전이 심하다고 했어요.”

그 소리를 듣고 서예는 자신도 모르게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병원 복도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구현과 마주쳤다.

검은 셔츠의 검은 정장 바지를 입은 그는 약간 헝클어진 머리에 눈가는 약간 붉었고 얇은 입술을 굳게 닫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매우 슬프고 마음 아픈 모습이었다.

‘하긴 구현 씨가 이수를 그렇게 좋아하니.’

서예는 이미 죽을 운명이었기에 구현을 위해 뭔가를 더 하고 싶었다.

그래야 적어도 그녀가 죽은 후 구현이 더 이상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음 생에는 우리 다시 만나지 말자.’

구현 쪽에서 긴급하게 심장 기증자를 찾았다. 의사가 이수가 오래 못 버틸 거라고 했기 때문이다.

서예는 장기 기증 계약을 체결하고 몰래 조직 검사를 진행했다.

그녀는 병원을 나서면서 가방에서 약을 꺼내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제 이런 것은 필요 없어.’

“서예 아니야?”

익숙한 소리에 순간 서예의 몸이 굳어졌다. 이어서 큰 손이 거칠게 그녀의 어깨를 눌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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